교육감선거 혼탁 우려

2000.06.26 00:00:00

시·도교위의장, '관권개입' 의혹 제기

충남, 전북, 서울 등 일부 시·도의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현직 교육감의 사전 선거운동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교위의장단이 관권선거 의혹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나섰다.

전국시·도교육위원회의장협의회는 20일 울산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교육감 선거가 가까워 오면서 교육계 주변이 혼탁과 관권선거 개입 의혹 등으로 인해 각계로부터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은 불법선거 양상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장협의회는 또 "지금은 30여년만에 부활된 교육자치제도가 겨우 정착되어 가는 시점"이라며 "이번 교육감 선거가 불법·혼탁으로 얼룩질 경우 신성한 교육계가 신뢰를 상실함은 물론 교육자치의 후퇴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장협의회는 이날 공명선거 촉구를 위한 결의문을 통해 "학운위원을 통한 교육감 직접선출이 교육자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것임을 명심,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교육감 선거가 교육계 축제가 되어야 교육자치 기반이 공고히 될 수 있으므로 일체의 사전 불법 선거운동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도교육청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를 심의·의결하는 시·도교육위원회 의장단 모임에서 이러한 결의문을 채택한 것은 교육감 선거와 관련, 재선을 노리는 현직 교육감들의 사전 선거운동 의혹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불법·혼탁을 명분으로 여권이 교육감 선출관련 규정의 일부 개정을 추진하고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통합 논의가 수면하에 있는 만큼 더 이상 빌미를 제공할 경우 교육자치 근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절박감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성 한국교육정책연구회장은 "현직 교육감은 그 직을 이용, 투표권을 갖고 있는 학운위원을 수시로 만나고 선심성 예산을 집행하는 등 사실상의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교육감은 지역 교육계의 수장으로서 눈앞의 이익만 좇지 말고 모범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이낙진 leenj@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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