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5일 한국교총 초청 교육정책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된다면)다른 분야는 깜짝 놀라게 하더라도 교육만큼은 안 그렇게 하겠다”며 “조용한 정책을 내놓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총 인사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이 전 시장은 지난 10년간의 교육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내며 교육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밝혔다.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실에는 교육담당은 없고 아파트담당만 있는 것이 아니냐”며 꼬집은 이 전 시장은 “그렇게 훌륭한 교육자들도 어떻게 교육부만 들어가면 똑같아 지는지 정말 불가사의 하더라”며 현 정부의 교육 홀대와 획일적인 이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파탄 지경의 교육재정에 대해 그는 “왜 이 정부는 총액 늘리기보다 쪼개 쓰는 데만 힘을 쏟는지 모르겠다”고 분배 우선 정책을 비난하며 “7퍼센트 경쟁성장률을 달성해 총량을 늘리고 그만큼 교육재정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또 3불정책 등 입시제도에 대해 “교육부가 30년간 관장해서 뭘 얻었느냐”고 반문하면서 “그 때 대학에 맡겼으면 몇 년간 혼란은 있어도 지금쯤은 경쟁력 있는 체제를 갖췄을 것”이라며 교육부의 획일적 지도․감독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교원노조 활동에 대한 평가를 묻자 “전교조가 탄생할 당시에는 시대적 필요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현재의 존재가치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전 시장은 대권포부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2007년 국가의 미래가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교총)여러분과 교육 분야도 이는 마찬가지”라며 “여러분의 위치에서 교육발전을 위해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 지 판단하고 힘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고 우리 아이들이 이 땅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스스로도 깊은 관심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전 시장은 “가정형편 때문에 고교 진학을 포기하려던 나를 위해 몇 번이고 단칸방을 찾아 부모님을 설득하던 중학 시절 선생님 때문에 야간 고교에 갈 수 있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그래서 서울시장 시절 수업료를 못내는 고교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사업에 애착을 느꼈었다”고 숨은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종건 한국교총 회장과 시도교총 회장, 교장단, 일선 초․중․고․대학 교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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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교육대통령 적임자인가'
22일에는 박근혜 전 대표
한국교총은 연말까지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을 초청해 교육정책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22일 오전 11시 30분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간담회를 갖는다. 정책투어 중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는 일정을 조정 중에 있다.
교총은 대선주자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교육대통령’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김경윤 교육정책연구소장은 “후보들에게 교육현안과 현장 교원들의 여론을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교육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교육에 대한 후보들의 소신과 철학을 들어봄으로써 누가 교육대통령으로서 적임자인지를 교육계가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의 기회로 삼는다는 적극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윤종건 교총회장은 “그간 위정자들은 말로만 교육을 백년지대계라 하면서 실제로는 교육경시 정책을 펴왔다”며 “향후 교육에 대해 교총과 협력하신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우리도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