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선

2006.12.26 10:55:47





어느 날 겨울 노점에서 산 한 봉지 사과가
그날 저녁 그 사과 장수 아저씨 집 아기에게 따슨 우유를 물린다
불 지핀 방 몽글몽글 사과를 굴리는 아기가
아빠의 찬 사과만큼이나 아삭아삭 잘 자라서 그도
추운 겨울 노점에서 찬 사과 한 봉지 사서 집으로 가면
그날도 동그란 옹알이 이불위로 굴러다니고
따슨 우유살 밤사이 탱글탱글 사과같이 여물겠다


사과가 열리고 익어가는 동안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젖소를 키우고 집을 짓고
집으로 가는 겨울 노점에서 또 한 봉지 사과를 사면
사과가 사과에게 오물오물 젖을 물리는 저녁
노점 아저씨의 사과는 없어지지도 않고 날마다
주렁주렁 새끼친 사과가 사과를 물고
담마다 얼굴 내민 사과나무 웃음들
사과를 먹는 집마다 하얀 사과 꽃밭 되어서
멀지 않은 곳,
겨울저녁 아늑히 두르는 울타리가 돋아나고
온 세상이 사과 같이 둥근 저녁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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