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보다 ‘격려’를 하자!

2007.04.04 09:32:47

교사의 ‘격려’ 언어의 유용성 연구

칭찬은 좋은 강화제다. 칭찬을 받은 학생에겐 그렇다. 그러나 주변 아이들은 상대적 열등감을 겪는다. 분명 교사는 좋은 의도로 칭찬을 하지만,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모두에게 기분 좋고, 동기와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언어는 없는 걸까. 김선혜 서울교대 강사는 교육과정평가연구 최근호에 실린 논문 ‘교사의 격려 언어의 유용성’을 통해 ‘격려’ 언어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말했죠?” 
상황1: 발표=교사가 “발표를 참 잘했구나. ~가 발표를 잘했죠?”라고 칭찬하자 당사자는 “엄마한테 자랑해야지. 맛있는 거 사주실거야.”라고 반응한 반면 주변 아동들은 “내가 잘 할 때는 칭찬해 주시지 않았는데…” “내 생각엔 별로인 거 같은데…” “난 언제나 저렇게 발표를 잘해 칭찬을 받을까?”라며 부족함, 불공평함, 부러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교사가 “~가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말했죠? 다른 사람도 자기의 생각을 말해볼까?”라고 격려하자 당사자는 “이렇게 말하면 되는 거였구나.” 주변아동은 “나도 말해볼까?” “나도 ~랑 맘이 똑같았는데…” 등 학습동기를 강화하고 자신감을 갖게 하며 도전감과 용기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면 좋겠다. 그렇지?”
상황2: 준비물 준비=교사가 “~가 준비물을 골고루 잘 챙겨 왔구나. 다른 사람들도 본받아라.”라고 칭찬하자 당사자는 “칭찬 받으니까 참 좋다. 다음에도 잘 챙겨와야지.”라고 성취감을 더욱 높이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주변 아동들은 “나도 내가 필요한 준비물은 다 준비했는데…” “선생님은 차별하시네. 쟤만 칭찬하고…”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교사가 “~가 준비물을 넉넉히 가져왔구나. 준비해 오지 않은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면 좋겠다. 그렇지?”라고 격려하자 당사자는 “아깝지만, 기분은 좋다.”는 반응을, 주변에서는 “넉넉히 가져오면 좋긴 하지.” “나도 꼼꼼하게 챙길 걸.”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격려를 통해 우정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앞으로 잘 챙겨야하겠다는 자극이 된 것이다.
 
“~야, 바른 자세로 앉아 공부하자.”

상황3: 수업태도=“~는 바른 자세로 앉아서 공부하는구나. 다들 ~처럼 바르게 앉아라.”라고 교사가 칭찬하자, 주변 아동은 “선생님은 불공평하다. 나도 바른 자세로 낮았는데…” “누구는 칭찬받아 좋겠다. 난 언제나 칭찬을 받아?”라며 교사에게 적개심과 칭찬받는 친구에 대한 부러움, 열등감을 나타냈다. 한편 “~야, 바른 자세로 앉아 공부하자. 그렇게 할 수 있지? 바르게 앉으면 집중이 잘 되기 때문에 공부가 잘 된단다.”라고 격려하자 당사자는 “그렇구나. 바르게 앉아야지.”라고 하고 주변에서는 “맞아. 바르게 앉으면 집중하기 쉬워.” “나도 바르게 앉아야지.” 등 격려를 받은 학생도, 주변 학생도,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교정하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격려는 초등교실에 가장 적합한 언어 
질책의 단점, 칭찬의 한계 극복=김선혜 강사는 “초등학교 교실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갈 뿐 아니라 개별지도하기에는 숫자가 많아 칭찬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상황이 많다”며 “격려는 이때 필수적이며 필요한 언어”라고 강조했다. 김 강사는 “교사들은 칭찬과 격려가 같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며 “교사들이 '꼭 되어야하는 무엇'(칭찬)이 아닌 '그로써 충분히 훌륭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하는 격려언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혜정 hjkara@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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