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바꿔야 고교교육 정상화”

2007.10.18 11:01:49

국가교육과정 3차 포럼 <고교교육과 입시, 어떻게 바꿀까>

3불 정책은 반드시 지켜져야 
학교교육만으로 대학 진학을(김현옥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위원장)=대입 전형은 다음과 같은 원칙에서 이루어지길 바란다. 학교교육만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입시제도여야 하며, 사교육을 받아야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구조는 개선되어야 한다. 대학 입학 전형에서 통합 논술은 내신으로 반영되어야 하며 내신 위주의 대입전형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사교육은 대학 서열화가 심각하고 학벌 위주 사회이기 때문에 사회 문제화 되고 있다. 대학 서열화를 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자율 요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선상에서 요구하고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고교등급제, 기여 입학제, 본고사 부활에 대한 3불 정책은 대학 자율 요구 이전에 사회적 책무이며 최소한의 제한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직업・평생교육 중심 대학체제로 
대학교육 정상화・다양화(박주현 변호사・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대학교육이 정상화되고 다양화되지 않으면, 아무리 고교 교육 정상화를 시도해도 소용없다. 따라서 고교 교육과 대학입시에만 초점을 맞추던 방식에서 벗어나 대학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직업과 교육의 단절, 대안 없는 외통수체제가 대학교육이 실패한 중요 이유다. 다양한 직업과 직접 연결되는 교육체제, 이 연결이 직업을 택한 이후에도 계속되므로 단 한 번의 대학입시가 운명을 결정지어 버리지 않는 교육체제, 그 교육체제가 기존 대학에 비해 폄하되지 않고 동등한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육체제를 만들어야 대학교육과 고교 교육(특히 전문고교)을 포함한 모든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

인재 뽑으려면 ‘SAT II’ 시험 필요
수학·과학 2과목 이상 필수 이수(오세정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들이 수학, 과학을 각 2과목 이상 반드시 이수하게 하고, 이것이 정착할 수 있도록 입시 또한 변해야 한다. 총점은 보지 말고 필요 과목 내신만 고려하는 등 개인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특성화되어야 하며, 수능도 보완해 수학・과학 인재들이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우수학생 평가를 위해 일반 수능 외에 심오한 내용을 다루는 미국의 SAT II와 같은 시험시행이 필요하다. 수능 표준점수 제도도 보완・폐지가 필요하다. 선택과목 간 난이도 조정은 원칙이다. 시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안이하게 점수를 조정하는 방식을 택하면 다른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예체능 강화, 정서・건강 증진을
과목 줄이고 선택 폭 넓혀야 (이원복 만화가・덕성여대 교수)=유교전통에 의한 전인(全人)교육사상으로 고르게 가르쳐야 한다는 의식이 깔려있어 배워야할 과목이 지나치게 많다. 지리, 생물, 화학, 역사 등 모든 것을 가르쳐 교양 있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은 바람직하겠지만, 가급적이면 일주일에 4~5과목으로 줄이되 선택의 폭을 최대로 넓혀 주어야 한다. 예컨대 언어, 수리, 사회, 과학영역의 4개 부분으로 크게 나누어 각 영역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해야 학생들도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 예비지식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오히려 예체능을 강화해 정서적인 면과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학교 형식 아닌 ‘교육내용’ 중요
단위학교 축으로 개혁 주도를(정광필 이우학교 교장)=학교 형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특수목적고가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는가, 자립형 사립고가 실제 교육효과가 있는가, 실업학교를 특성화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올바른가, 현재의 평준화 체계가 학력의 하향평준화를 만든 것 아닌가 등 온 국민이 교육전문가인 듯 정치의 계절에 맞추어 논란이 분분하다. 그런데 정작 이 논의에서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그 형식 속에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는 가이다. 교육의 내용, 그리고 그 내용을 규정하는 실질적인 교육 목표가 더 중요하다. 필요한 형식은 입시위주의 교육을 극복하고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가능케 할 제도와 정책이다.

특성화 하되 ‘명칭’ 붙이지 말라
교육정책은 탈계급화 지향해야(조벽 동국대 석좌교수)=
학교를 특성화 하되 특정 명칭(레블)을 붙이지 말아야 한다. 일반계, 실업계, 공고, 인문고, 특목고, 과학고, 외고, 영재고 등으로 분류하는 방식은 관리자 입장에서는 편하겠지만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계층적 서열화가 경직돼 계급화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계급화에 대한 거부감과 무의식적 서열화 행위가 동시에 표출되고 있어 무척 혼란스럽다. 미래 사회 가치관을 형성하는 교육 정책은 탈계급화를 지향해야 한다. 미래에 활동을 해야 하는 학생들을 지금 우리 현실에 끼워 맞춰서는 안 된다. 교육이란 현재 학생들의 미래(그들이 맞이할 현실)에 우리가 맞춰주어야 하는 것이다.
서혜정 hjkara@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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