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국회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통합신당·한나라당 의원들은 상대 당 대선 후보 흠집내기에만 열을 올렸을 뿐, 정부의 교육정책을 발전적으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뒷전이었다.
통합신당 김교흥 의원은 이명박 후보의 자율형 사립고 100개 육성 정책을 “귀족계층 5%만을 위한 교육정책”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자사고의 평균 납입금이 민족사관고 1538만원, 상산고 938만원 등 평균 915만원으로 일반대학 등록금 수준”이라며 “그 결과 자사고 중 저소득층은 1% 미만이며 민족사관고, 해운대고는 0%로서 사회 소외계층이 다닐 수 없는 귀족학교”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이 후보의 공약은 양극화의 주범인 이런 자사고를 100개나 세우겠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전체 2159개 고교의 5%가 자사고가 돼 우리 아이들이 자사고, 특목고를 통하지 않으면 희망대학 진학이 불가능해지고 일반학교 다니는 95%는 꿈을 이루기 어렵게 된다”고 비난하며 총리의 견해를 물었다.
같은 당 강기정 의원은 “건축법 위반, 선거법 위반, 지방세 체납, 건강보험령 위반, 위장전입 등 전과 14범인지 15범인지도 모르는 이 후보가 과연 청소년 교육정책을 펴 나갈 수 있겠느냐”고 김신일 부총리에게 물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정동영 후보는 수능을 대입자격시험으로 대체하고 고교평준화, 영어교육 국가책임제를 실시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장남은 1년에 7000만원쯤 되는 미국 사립 명문대로 조기 유학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대학 나와 봐야 실력 있는 학생이 못될 것 같으니 외국 가서 공부하게 해달라는 자녀의 요구를 막을 수 없었다는 게 정 후보의 말인데, 이는 국내에서 공부하는 우리 자녀들은 별 볼일 없고 실력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호화유학을 보낸 게 아니냐”고 비난하며 “부총리는 국내 교육이 실력 없는 학생을 양산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원희룡 의원은 정동영 후보가 1987년 영국 웨일스대에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을 제시하며 표절 의혹이 짙다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정 의원이 제출한 ‘영국 BBC와 한국 MBC 뉴스의 비교연구’ 내용 중 타인의 한글논문을 그대로 옮긴 곳이 있고, 또 남의 영어논문을 인용하면서 단 두 단어를 제외한 나머지 내용을 따옴표 없이 인용하기도 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표절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상대 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비난성 질의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신일 부총리는 때론 동문서답으로, 때론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비껴갔다.
자사고가 귀족학교 아니냐는 김교흥 의원의 질의에 한 부총리는 “자사고보다는 공교육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답했고, 정 후보의 말대로 우리 교육이 형편없느냐는 박찬숙 의원의 질의에 김 부총리는 “한국 학교들은 학생을 열심히 가르친다”고 답했다.
또 김 부총리는 강기정 의원의 질의에 “성인들의 법질서 위반이 어려움을 주지만 학교는 열심히 법질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원희룡 의원의 표절 의혹 제기에는 “표절의 개연성이 있지만 논문 전체를 봐야 알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