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담임 과로사, 남 일 아닌데…”

2008.04.03 13:32:50

故백종덕 교사에 교육계 애도…근본대책 세워야

8년 째 고3 담임을 맡다 과로사한 고 백종덕(47․충북고) 교사에 대한 교육계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가 거쳐 간 학교 교사들은 “365일 아파서도 안 되고 집에 무슨 일이 있어서도 안 되는게 고3 담임의 불문율”이라며 “그런 열정이 화를 불렀다”고 안타까워했다.

청주 충북고에 올 3월 부임한 고 백종덕 교사는 지난달 28일, 밤11시까지 이어진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귀가한지 30여 분만에 두통과 가슴통증으로 쓰러져 다신 일어나지 못했다. 누적된 과로가 원인이었다.
충주 예성여고, 청주여고, 충북고까지 잇따라 8년째 고3 담임을 맡아, 아침 7시 30분 출근, 빡빡한 수업, 자정까지 이어지는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묵묵히 해온 결과다.

충북고 윤화용 교감은 “3월 한 달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율학습이 끝난 뒤까지 학생들을 지도했다”고 말했고, 청주여고 송성호 교감도 “3학년 부장을 포함해 본교 재직 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병가를 낸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빈소를 찾았던 학생들은 “기러기 아빤 줄 았았어요” “가족이 없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부인과 고2․중1에 재학 중인 두 딸을 남기고 떠난 백 교사. 하지만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분투하는 교사들의 교권과 인권도 봐 달라’는 더 큰 과제를 남겼다.

충북고 한상현 교무부장은 “개혁, 개혁하며 자꾸 바뀌는 정책에 교사들의 수업, 업무부담은 가중되면서도 교사 정원은 되레 줄어 수업시수는 늘어나고 있다”며 “거기에 고3까지 맡는다면 백 교사의 경우를 결코 남의 일로 여길 수만은 없는 사정”이라고 토로했다.

송일섭 전주교육청 장학사는 “이런 교사들을 특별히 배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일은 적고 봉급은 세계 최고라 호도하고 있다”며 “며칠간의 안타까운 관심보다는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교총 이선영 교권국장은 “표준수업시수제 도입, 잡무 경감을 위한 보조인력 충원에 교섭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고는 현재 백 교사의 순직 처리와 유족들의 연금 수급을 위해 관련 서류를 갖춰 곧 신청서를 도교육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성철 chosc@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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