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제자리 찾는다”

2008.05.01 17:46:46

정부 학부모단체 기념식 동참…休校도 줄어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스승의 날 관내 2015개 학교 가운데 62개교(3.1%)만 휴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1.1%의 학교가 문을 닫아걸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 서울시교육청 관내 학교의 휴교도 크게 줄었다. 1242개교 가운데 10%에도 못 미치는 109개교가 휴교를 결정했다.

교육계에서는 그동안 ‘뜨거운 감자’ 취급을 받던 스승의 날이 올해부터라도 국가 지정 기념일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사제 간의 정을 나누는 본래의 취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15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리는 제27회 기념식은 예년보다 성대히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의 외면 속에 한국교총이 독자적으로 기념식을 가졌으나 올해는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교원노동조합이 공동주최하게 된다. 뉴라이트학부모연합,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바른교육권실천행동, 전국학교운영위원회총연합회,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등 학부모 및 교유관련단체도 후원한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정부는 “시․도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스승의 날 기념식을 하기 때문에 별도의 행사는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기념식 참여를 거부해왔다.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몰아붙이는 정권의 눈치를 본 것이다. 교총의 강력한 요구로 2006년 한 차례 공동개최한 것이 전부다.

이러한 분위기는 ‘교육 없이 경제 없다’며 공교육 살리기와 교원존중 풍토 조성 의지를 밝힌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자연스레 반전됐다. 김도연 교과부장관은 지난달 24일 이원희 교총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선생님들이 신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만드는 일에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이제 스승의 날을 둘러싼 ‘없애자, 옮기자’ 식의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선영 교총 교권국장은 “스승의 날은 공교육의 변화와 발전에 앞장서야 할 교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학생들에게는 어른과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심어주는 날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춘 영남대 교수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쏟아지던 교원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줄어드는 등 우리 사회가 한층 성숙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교사들은 스승의 날에 대한 의미와 선생님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하고, 학생은 마땅히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총은 올해 교육주간(5월 10일~17일) 주제를 ‘학교를 행복한 배움터로’로 정하고,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

10일에는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 일반시민 등 7000여명이 참여하는 제6회 교육사랑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14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는 각계 명사와 명사의 스승이 함께 하는 사은의 밤 행사가 마련된다. 교육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카메라 사진전, ‘튀는 학교․튀는 선생님’을 주제로 한 교육수기 공모, 교원대상 설문조사 등도 준비된다.
이낙진 leenj@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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