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널평가’ 인기투표 변질 우려

2008.07.18 16:03:40

부산, 교장·교감 평가 시 학부모 등 참여

부산시교육청이 교장, 교감 승진 및 전보와 관련한 평가에 학부모와 교사 등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청은 신인사제도를 통해 교장·교감의 책무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게됐다고 밝히고 있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9일 부산지역 초·중·고 교장 및 교감에 대한 평가에 ‘다채널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세부시행 계획을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평가 시 ▲학교경영 만족도 설문조사(20%) ▲교장·교감 평가단에 의한 평가(30%) ▲경영실적 평가(50%) 등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시행하기로 했다. 이 중 교사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영역은 학교경영 만족 설문조사와 평가단에 의한 평가 부문.

학급경영만족도 설문조사 때에는 대상학교 교사 전체와 학급 당 10명의 학부모가 교원관리 및 근무자세, 교사능력개발지원, 생활지도·교실수업 개선, 학생교육 활동 지원 등 3~5개 세부 평가 영역에 평가를 하게 된다.

평가단 평가의 경우 학부모, 퇴직교장, 장학관 등 5~6명의 평가위원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교장·교감의 직무수행 활동에 대해 우수사항, 개선사항 등으로 나눠 수행수준을 평가하고 관리직으로 갖춰야 할 품성, 교육지원 능력, 교직원 관리능력에 대해 심층적인 다면평가하게 된다.

시교육청은 평가된 점수 결과를 상·중·하로 나눠 등급 또는 순위 백분위로 나눈 뒤 다음 해 승진, 전보 등 인사와 성과상여금 지급에 반영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새로운 인사제도를 통해 능력과 실적 중시의 인사풍토를 조성하고 학부모와 교사가 포함된 상향식 평가를 하게 됐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교장, 교감의 평가가 인기투표식으로 변질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전해지고 있다.

윤병종 안민초 교장은 “학교 운영에 참여가 늘어났다는 점에는 동의하나 전문성을 요하는 관리직에 대한 평가를 일반 학부모와 교사가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자칫 교장·교감이 학교의 장기비전 제시보다는 당장 평가에 매달리는 폐단도 생겨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교총은 “현재 학교 분위기와 정책 추진과정에서 나타날 문제점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시행과정에서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그에 걸맞는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승호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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