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복 후보 '교육감 자질' 논란

2008.07.25 20:44:58

사전선거운동에 말바꾸기…성적부풀리기 의혹도
선거법 위반 확인 되면 당선돼도 무효 가능

성적부풀리기, 사전선거운동 논란 등 주경복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교육감으로서의 자질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 “서울시교육청에 진보 깃발 꽂겠다”=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에 따르면 주 후보는 예비후보였던 지난 달 22일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2008년 임시당대회에 참석해 “7월 30일 민주노동당 동지들과 시민사회진영과 함께 서울시교육청에 진보의 깃발을 꽂고 싶다”며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시장으로 내모는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을 막아내는데 함께 해 달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주 후보는 “1인당 1만 명씩 직접 발로 뛰며 표를 모아 달라”고 구체적인 운동방법까지 소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 후보는 자신이 교육감 후보로 나서게 된 데는 민주노동당의 추천이 큰 몫을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전선거운동 기간 위반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주 후보가 예비후보 자격으로 정당 행사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한 것은 사전선거운동 위반 여지가 있다며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과 관련해서도 공직선거법, 지방교육자치법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저촉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에 따르면 정견발표회·좌담회·토론회·향우회·동창회 또는 반상회 기타의 집회를 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으며,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법원에서 선거와 관련해 벌금 100만원 이상 판결을 받게 되면 당선이 무효 된다.

◇수시로 바뀌는 공약들=주 후보는 22일 진보매체인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특목고 폐지를 묻는 질문’에 “과학고를 포함한 전체가 대상”이라고 답했지만, 같은 날 서울교육감 시민선택 토론회와 23일 참여연대 토론회에서는 “특목고 정상화에 대해 강조하다보니 와전된 것이고 존속에는 찬성한다”고 한 발 뺐다.

또 교원평가와 관련해서도 당초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22일 열린 서울교육감 시민선택 토론회에서는 교원평가에 대해 ‘제도 보완’, ‘연수 강화’ 등을 강조하며 반대입장을 피력하다 학부모 패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현재 정부안에는 반대한다는 뜻이며 교원평가 자체에는 찬성한다”고 말해 입장을 바꿨다.

◇“6.25는 통일전쟁”사상 논란=주 후보는 2005년 10월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의장 자격으로 언론비평 주간지 ‘미디어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통일전쟁이라고 규정하는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통일전쟁은 한 국가 사이에서 이념적 차이 등으로 발생한 전쟁을 의미하는 학술적 용어”라며 “6·25가 김일성 정권이 이승만 정권을 통합하기 위한 것이든, 이승만 정권이 김일성 정권을 통합하기 위한 것이든 통일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의 한 중학교 사회교사는 “현재 사회교과서에는 엄연히 6·25가 김일성에 의한 기습 남침 전쟁이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교육감이 되겠다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현장에서 혼선을 가져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강생 전원 A학점 학내규정 위반=건국대 교무처가 15일 주 후보를 포함해 일부 교수가 프로그램의 허점을 이용, 규정을 어긴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교수가 속한 단과대 학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주의 조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주 후보는 1학기 자신이 개설한 23과목 중 14명이 수강한 ‘비평과 커뮤니케이션’과목에서 4명에게 A+학점, 10명에게 A학점을 줬다. 또 19명이 수강한 ‘예술과 커뮤니케이션’과목에서도 6명에게 A+, 13명에게 A학점을 줬다. 건국대 교유행정요강에는 A학점을 35%이하, ‘A와 B학점을 70%이하’로 상대 평가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주 후보는 “두 과목은 학생들이 조를 짜서 토론을 하고 리포트를 제출하는 공동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바람에 같은 리포트를 제출한 학생들을 동점 처리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두 과목 외에 ‘미디어와 언어’ 과목은 상대 평가 했다”고 말했다.
백승호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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