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박종렬(60․경북대 교육학과 교수) 신임 사무총장은 4일 취임식 후 가진 인터뷰에서 “대입시를 2012년까지 완전 자율화하되 수험생의 고통을 완화하고 사교육을 경감하는 방향으로 입시안을 재조정, 재설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은 당장 다음 달까지 마련해야 하는 2010학년도 대입시안과 관련해 “2009학년도 입시안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정부의 대학자율화 시점인 2012년까지 진일보한 입시자율을 추진하기 위해 2011학년도에는 상당한 (입시)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의 자율성은 공공성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점을 강조하며 “새로 구성될 대학입시전형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통해 공공성에 입각한 입시자율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교원, 학부모가 새로 참여하게 될 입시전형위에 대해 “대입기본계획 심의는 물론 입시와 관련된 제문제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기구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수능 반영 비율이나 영어시험 비중, 논술과 본고사 문제 등 대학간 이견이 있거나 초중등교육과 연결된 부분에서는 무제한의 자율권을 제한하고 이해당사자와의 조율을 거치겠다는 뜻이다.
현재 대교협은 대입전형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있는 상태다. 대학 총장, 입학처장, 시도교육청 국장급 2명, 교과부 담당자 2명 외에 교원과 학부모를 각각 2명씩 참여시킬 예정이다. 현재 교원위원은 대교협 상담교사단에서 일반고․전문고 교원을 각 1명씩 위촉하고, 학부모위원은 참교육학부모회와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에서 각 1명을 추천받았다.
국영수 위주의 본고사에 대해서는 “금지한다기보다는 앞으로 본고사는 필요 없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대학은 각자가 원하는 인재를 가려낼 입시제도를 연구하고 도입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입학사정관제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 “사정관제를 통해 현행 교육, 입시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은 입시에서의 영어 비중에 대해 “모든 국민이 다 영어를 잘 할 필요는 없으며 영어가 꼭 필요한 사람만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면 된다”고 말하고 “선택적인 대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교협 차원에서 수능 외국어영역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등 여러 가능성을 열고 연구를 해보겠다는 의미다.
대교협의 정관 개정에 따라 현직 교수로서는 처음 사무총장이 된 박 사무총장은 서울대 교육학과ㆍ대학원을 나와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대교협 평가관리부장, 한국교육재정ㆍ경제학회 회장, 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임기는 2010년 4월까지다.
대교협은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협의체로서 올해부터 대학입시 관련 업무를 정부로부터 이양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