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연금, 퇴직자에 임대 특혜

2008.08.20 13:37:30

‘복수직급제’는 상위직 늘리는데 악용
감사원 기관운영 감사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이 전국 5개 회관을 운영하면서 퇴직 직원들에게 예식장·주차장 등 편의시설에 대한 임대 특혜를 줘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최근 사학연금의 전반적인 경영실태를 감사, 5가지 문제점을 적발하고 공단 이사장에게 시정을 요구했다.

▲증권판매보수비 지급 부적정=2003년 10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제정되면서 사학연금은 2006년부터 연금기금으로 수익증권을 매입할 때 자산운용회사에서 펀드를 직접 매입할 수 있게 됐음에도 여전히 판매회사(증권회사․은행 등)를 통해 매입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2006∼2008년 30개 증권사를 통해 43개 펀드를 매입, 자산운용회사에 지급하는 운용보수와는 별도로 12억원의 펀드 판매보수를 지급해 기금자산 운용비용을 줄이지 못했다. 그래서 국민연금 등은 판매회사를 통해 펀드를 매입하지 않는다. 감사원은 자산운용회사를 활용할 것을 통보했다.

▲퇴직예정자 사회적응 훈련제도 부적정=정년대기 대상이 아닌 퇴직예정자에게 최장 1년 간의 대기를 명하고 사실상 휴직상태인 퇴직예정자 7명에게 자가운전유지비(월30만원), 중식비(월15만원), 교통보조비(월11만원) 등 각종 수당을 포함해 3억 500만원을 지급했다. 감사원은 “퇴직예정자에게 정년대기에 준하는 혜택을 부여해 보수가 과다지급됐다”며 “퇴직예정자 사회적응 훈련제도를 폐지하라”고 통보했다.

▲퇴직 직원에 수의계약 특혜=사학연금공단은 5개 회관에서 총 49개 편의시설을 운영하면서 8개(16.3%) 시설만 일반 경쟁으로 운영자를 선정했다. 나머지 41개(83.7%) 시설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운영자를 선정했고, 이 가운데 8개(19.5%) 시설은 공단 퇴직자와 계약했다. 특히 주차장, 예식장 등 수익성이 좋은 시설은 대부분 퇴직자들에게 돌아갔으며 퇴직자가 운영하는 예식장에 대해선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 인상률을 낮게 책정하는 특혜를 부여했다. 감사원은 수의계약 등 특혜를 없애라고 주의조치를 내렸다.

▲복지기금으로 인건비 증액=주택구입자금 보조, 생활안정자금 대부 등 근로자 복지증진 용도로 사용케 돼 있는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직원 개인연금부담분을 지급해 왔다.
사학연금은 2000년 5월 19일 퇴직금 누진제 폐지로 인한 보수 감소를 보전하기로 노사간 합의하고, 2003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1인당 월 10만 3000원씩, 총 11억 9344만원을 지원했다. 감사원은 “사실상 인건비 편법 인상”이라며 금지를 요구했다.

▲복수직급제 악용=업무 성격상 고도의 전문성과 책임감 등이 필요한 경우 ‘복수직급제’를 운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직무분석을 통해 복수직급으로 운용할 직위를 미리 정하지 않아 사실상 상위직을 늘리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학연금은 직제규정에서 2급 정원 30명 중 3명을 1․2급으로, 3급 정원 53명 중 8명을 2․3급으로, 4급 정원 76명 중 12명을 3․4급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현재 보직이 있는 팀장급(1급 또는 2급으로 운용) 이상 직위는 33개인데 2급 이상 직원은 48명이나 되고, 1~3급 직원의 현원이 복수직급으로 운용되지 않았을 경우에 비해 5, 6명씩 더 늘어났다. 감사원은 복수직급제의 악용을 개선하라고 주의조치를 내렸다.
조성철 chosc@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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