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제회는 세계적 금융위기 여파로 유가증권 수익이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는 실적을 올렸다. 아울러 검찰 수사와 전임 이사장의 구속으로 회원들의 따가운 시선까지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얻은 것도 있다. 그런 시련이 내부혁신으로 이어져 ‘임원 선출절차 개선’ ‘회원감사청구제 신설’ ‘생애 단계별 신복지제도 운영’ 등의 카드를 내놓으면서 경영 민주화․전문화의 단초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종서 이사장은 “올해 무엇보다 윤리․투명경영 정착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우선 이사장, 감사 등 임원선출방식을 공모제로 전환하고 임원추천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추천위를 9~11인 정도로 구성하되, 대의원을 과반수 참여시키면 낙하산 인사와 이사장의 독단경영을 해소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대의원회가 임원을 선출해야 한다는 회원들의 주장과 이를 골자로 국회에 계류된 공제회법 개정안과는 분명 다른 입장이다. 그는 “정부 손실보조 조항이 삭제되고, 또 선거로 인한 대결구도가 되레 전문가 영입을 방해하거나 경영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득실을 따질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제회는 올해 투명 경영을 목표로 회원 감사청구제도도 운영한다. 회원이 공제회 및 출자회사 업무 전반에 관한 위법․부당한 사실에 대해 100인 이상의 연서를 작성, 상임감사에게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이 이사장은 “대의원회 내에 예․결산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대의원이 부문별 예․결산 축조심의 과정에 참여케 함으로써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투자 과정에 투명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는 금융, 개발사업부 직원이 참여하는 투자심의위원회를 구성한 게 대표적이다. 이 이사장은 “투자 결정시, 함께 평가서를 검토하게 되는데 1번 항목이 ‘외부의 청탁, 압력에 의한 것인가’다”며 “이젠 청탁투자가 발붙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내홍을 겪으며 이런저런 쇄신에 나섰지만 공제회는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뚫고 고수익을 올려야 하는 현실이다. 최고의 회원서비스는 회원들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올 주식투자 비중은 현상을 유지하고, 신규 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미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전환사채 매각 등 SOC 투자, 양재동 화물터미널부지 개발사업 등 부동산사업, 캄보디아 프놈펜 주상복합 개발사업 등 해외투자를 통해 장기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이사장은 “올해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와 미래를 대비한 전략적 투자대안으로 원자재, 바이오 등 다양한 신수종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제회는 2009년을 ‘회원서비스 혁신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지난해 쏟아진 질타와 개선 요구를 겸허히 수용해 21세기를 선도하는 교직원 복지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올해 고객지원센터를 신설, 회원서비스와 관련한 각종 기획, 민원처리 총괄, 서비스 접점 직원의 평가 및 만족도 조사 등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했다. 아울러 사용자의 선택권이 강화된 생애 단계별 신 복지제도를 선보이고 있다.
이종서 이사장은 “그간 결혼기념품과 출산보조금 등 비교적 비중 있는 복지제도가 일부 연령대에 편중돼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가족사망부조금 및 고구좌 회원 축하금 등을 신설함으로써 생애에 걸쳐 골고루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조업 진출을 위해 사업타당성에 대한 용역도 발주 상태이고, 호스피스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현재 공제회는 전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 협조하면서도 강도 높은 내부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종서 이사장은 “회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겠다”며 “새롭게 출발하는 공제회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