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에 추억 담고 학교 떠나요”

2009.02.12 15:38:37

딱딱함 벗어던진 이색졸업식 열려
도장․통장 선물로…선․후배 6시간 악수식


형식적인 의례에서 벗어나 졸업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기 위한 이색졸업식이 곳곳에서 열렸다.
학생대표와 성적우수자만 강단에 올라 상장을 받고 딱딱한 훈화와 송사, 답사가 오고가는 졸업식은 사라지고 있다. 대신에 모든 학생들이 그동안의 노고를 서로 축하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졸업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학생들의 기량을 선보이는 각종 공연으로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내거나 자신의 미래모습을 그려 타임캡슐에 보관하며 나름의 인생설계를 해보는 등 색다른 행사들이 펼쳐졌다.

13일 철원 강포초와 장흥초는 졸업식에 작은 음악회와 축하공연을 마련하고 청주 운천초는 독특하게 교사들이 졸업 축하공연을 준비했다. 부산 서명초에서는 졸업식 시간을 오후 6시로 옮겨 잡아 더 많은 학부모들과 함께 졸업생의 연극 공연, 댄스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앞서 4일 일찌감치 졸업식을 치른 제주 중앙여고에서는 아예 ‘은혜를 생각하며 축제로 승화하는 졸업식’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졸업식 행사 전에는 사물놀이와 댄스동아리, 식후에는 에어로빅 공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학창시절의 추억과 미래의 꿈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졸업식을 진행한 학교들도 많았다. 군산부설초에서는 11일 졸업식장에서 축사나 상장수여의 시간 대신에 졸업생 모두가 자신의 비전을 담은 사명선언문을 읽는 시간으로 꾸몄다. 또 교장은 학생 한명 한명에게 졸업장과 편지를 나눠줬다.
졸업식이 더 이상 일부 학생들만의 행사로 끝나지 않는 것. 일부 학교에서는 졸업식장에서 전체 졸업생의 프로필을 대형 동영상을 통해 소개하거나 내빈이 차지하는 강단 위에 졸업생이 앉는 등 졸업생이 주인인 축제를 만들었다.

서울 상명초에서는 학교생활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애장품, 25년 후에 자신의 모습을 쓴 글들을 타임캡슐에 넣는 행사가 열렸다. 이 타임캡슐은 25년 후인 2034년 2월 마지막 토요일에 본교에 모여 개봉키로 했다. 올 2월 9일 졸업식을 끝으로 폐교되는 부산 사상중에서도 20년 후의 나의 모습을 타임캡슐에 담아 학교 역사관에 보관하고 20년 후에 개봉하기로 약속했다.

13일 열릴 대구 북부초 졸업식에서는 교장과 담임교사가 직접 쓴 메시지를 담은 책과 졸업생의 이름을 새긴 도장을 전달한다.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거꾸로 읽는 세계사’, ‘완득이’ 등 10대들이 읽어야 할 책 중에서 졸업생들이 읽을 책을 직접 선택하도록 했다. 또 6년간 개근한 학생에게는 개근상으로 5000원이 저금된 ‘꿈을 담을 저금통장’을 지급한다.

한편, 선․후배간의 정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를 연 학교도 있다. 12일 서울 창덕여중은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진행한 뒤 가운을 입고 식을 개최했다. 최근 교복값 인상이 사회적 문제가 된 가운데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앞서 서울 월계고도 교복물려주기 운동 우수 학교로 선정돼 받은 상금 1000여만원으로 졸업 가운을 마련했다. 대구 과학고는 선후배간 대화를 나누며 악수를 하는 행사를 6시간에 걸쳐 진행한다.
윤문영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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