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거행된 고 박세직 향군회장 영결식.
지난 27일 오후 급성폐렴 증세로 타계한 고(故) 박세직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영결식이 31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엄수됐다.향군장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에서 김홍렬 장의위원장(향군 해군부회장, 전 해군참모총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은 올림픽 준비 당시 매주 금요일마다 금식을 하며 노력한 결과 올림픽 역사상 최대, 최고의 올림픽을 치러낸 분”이라며 “지도층의 솔선수범과 희생을 강조했던 뜻을 받들어 자유, 민주, 통일조국을 향해 우리도 매진 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평소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일이라고 답했던 고인께서 이제 하늘나라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히 쉬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사마란치 IOC명예위원장도 조전을 통해 “IOC위원장으로 재직 중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박 회장을 여러 번 만났다”며 “대한민국 올림픽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신 고 박세직 회장께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전한다”고 밝혔다.
영결식에는 이원희 교총회장, 황수연 자유총연맹 부총재(전 환일고 교장) 등 교육계 인사,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 이종구 성우회장,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전 향군 회장), 등 군 원로, 김양 국가보훈처장, 장수만 국방부 차관, 김중련 합참 차장 등 현직 군 관계 인사, 박진 한나라당 의원, 김성곤 민주당 의원,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등 정치계 인사를 비롯 3000여 향군 회원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김창석 향군회원(서울 화곡동)은 “올림픽조직위원장 뿐만 아니라 장관, 국회의원, 안기부장 등 맡은 일마다 성실히 해온 모습은 귀감이 됐다”며 “현 정부 들어 그래도 코드가 맞는 정권이어서 의욕적으로 일하시다가 무리하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영결식을 마친 고 박세직 회장의 유해는 오후 3시 대전 현충원에 안장됐다.
6·25 발발로 학도병을 참전한 뒤 육사에 진학, 군문에 들어선 고인은 3사단장, 수도경비사령관 등을 거쳤으며 총무처장관, 체육부장관, 안기부장, 서울시장, 14·15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06년 31대 향군회장에 이어 올해 4월 32대 회장에 취임했다. 특히 박 회장은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조직위원장을 지내 세계 3대 스포츠 빅 이벤트의 조직위원장을 모두 지낸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고인은 교사의 꿈을 키워 부산사범학교에 입학했으며, 남가주대에서 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등 교육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6월 16일 교총 방문 시에는 “지휘관, 지도자는 곧 선생님이라는 생각으로 그동안 일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박 회장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조문하고 고 박세직 회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이 자리에서 이대통령은 “평소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셨고 일하다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다”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또 Bell 전 연합사령관은 미망인 홍숙자 여사에게 위로서한을 보내 "연합사령관 및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재직 당시 박세직 장군님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신뢰 깊은 고문이었다"고 회고 한 뒤 "장군님을 오래 그리워할 것이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하고 존경받는 애국자 한 분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고 박세직 회장의 빈소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한승수 국무총리, 정정길 대통령비서실장,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 이원희 교총회장 등 전·현직 정부인사와 정치계, 종교계, 학계, 관계, 시민사회계, 경제계 등 대한민국 각계 주요 인사들이 직접 조문하거나 조화를 보내 고인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