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와 '체벌'은 어떻게 구별될까.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宋基弘부장판사)는 11일 학생의 뺨을 때려 망막이 분리되는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서울 Y고 金모교사 (34)에게 상해죄를 적용, 벌금 3백만원을 선고하면서 허용 가능한 체벌의 범위에 대한 지침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우선 체벌과 상해와의 연관성을 들었다. 체벌로 직접적인 상해를 입힌 다면 사랑의 매라고 볼 수 없다는 것. 둘째, 장소의 문제다. 여러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인 체벌을 가하는 것은 당사자의 인격을 침해하기 때문에 교육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 셋째, 교사의 심리상태. 흥분상태를 제어하지 못한 채 감정적인 체벌을 가하는 것은 적절한 태도가 아니라는 것.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교사가 흥분하여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학생의 뺨을 한손으로 받치고 다른 손으로 뺨을 때려 망막박리의 상해를 입혔다"며 "이같은 체벌이 피해자를 훈육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뤄졌다 하더라도 이는 사회상규에 어긋나는 체벌"이라고 밝혔다.
한편 金교사는 지난해 5월 평소 무단결석이 잦던 피해학생이 "학교에 오기 싫어 거리를 돌아다녔다"고 답하자 뺨을 때려 망막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되자 교육상 필요한 체벌이었다며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