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장 모르는 교원성과금 제도

2010.03.12 09:10:46

교원평가제의 전격 도입과 맞물려 교원성과금의 차등 지급폭도 지난 해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다. 그동안 교직사회에서는 교원성과금 제도의 부당성을 끊임없이 제기했지만 도리어 50% 이상의 차등지급을 요구받음으로써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 소속 교원들은 최소 60~70% 이상을 차등 지급하라는 교육청의 일방적인 통보를 감수해야 한다.

교원들의 교육성과를 단기간에 판단한다는 게 지극히 위험하다는 것을 교사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계속 차등지급 폭을 확대하는 것은 성과상여금의 본래 취지를 한참 벗어난 것이다. 학교현장의 분위기와 현실을 모두 외면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수석교사, 보직교사가 최하등급을 받는 현실, 열심히 교육활동을 전개 했지만 정량적인 성과가 부족하다는 이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최하등급을 면하지 못하는 교사가 있는 한 교원성과금은 그 어떤 논리로도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다.

수석교사가 누구인가. 교사 중에서 최고의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아닌가. 보직교사 역시 각급 학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교사들이다. 이들이 없는 학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그만큼 그들의 역할은 현실을 뛰어넘는다. 그럼에도 유독 교원성과금에서 최하등급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로 인해 최고등급을 받은 교사나 최하등급을 받은 교사 모두 마음이 편하지 않다. 허탈함과 공허감만 가중시킬 뿐이다.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는 여타 교육기관과 달리 수업 외에도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교사들이 성과금 평가에서 외면받고 있는 현실은 결코 예사로이 넘길 문제가 아니다. 보직교사를 사퇴하자는 목소리, 수석교사보다 담임을 맡아서 성과금에서 유리해 지고자 하는 교원들의 분위기가 단순함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교육당국은 알아야 한다.

교원성과금의 차등폭 확대가 능사는 아니다. 많은 교사들이 성과금에서 유리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는 비정상적인 길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석교사가 없고 보직교사도 없는 학교는 훌륭한 인재육성을 할 수 없다. 교육당국에 당부한다. 공교육이 부실하기에 교사들에게 더 많은 채찍을 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기 이전에 성과금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교사를 인정해주고 축하해 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교육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강요되는 비정상적인 경쟁보다, 자연스럽게 유발되는 정상적인 경쟁이 필요하다. 교원성과금제도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재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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