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관련 학회는 많지만 중국교육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학회는 한국중국교육학회가 유일하다. 한·중간 학술교류와 우호증진을 위해 양국 전문가로 구성된 한·중교육포럼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구자억 신임 한국중국교육학회장(한국교육개발원 교육기관평가센터 소장·사진)은 “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서 우정을 나누어야할 대상이면서도, 한편으론 극복해야할 대상”이라며 “중국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원동력은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인적자원 ‘대국’서 인적자원 ‘강국’으로 탈바꿈 시도
일사분란·치밀한 교육정책 추진, 우리교육 긴장해야
- 대학교육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않는 중국이 세계적 주목을 받는 이유가 교육이라고 하셨습니다. 중국의 괄목할만한 발전에 교육이 어떤 역할을 담당했다고 보시는 지요.
“중국 주요노동인구의 평균 교육연한은 9.5년 정도로 아직은 교육수준이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고등교육분야의 발전은 괄목할만합니다. 211, 985. 111공정 등으로 이어지는 고등교육개혁노력은 중국 고등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습니다. 말씀하신 10% 정도가 받는 교육수준은 대단히 높습니다. 북경대, 청화대 등이 세계유수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고, 상해의 중국유럽공상학원은 세계 100대 MBA중 8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10년 후쯤이면, 중국교육은 막대한 외화와 정부의 체계적 지원, 적당한 개방을 통해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 가를 생각해보면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 최근 중국은 2020년까지의 교육개혁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무엇이며 어떻게 추진될 것으로 보시는 지요.
“이번에 발표된 교육개혁방안을 보면 중국은 2020년까지 고교 입학률 90%, 대학 입학률 40%를 달성하고 전문대졸 이상 인재를 1억 9500만 명 양성해 세계 최대의 인적자원강국으로 진입하겠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전문 인재 중심으로 인력을 양성하는 정책을 펴왔습니다. 만약 이 정책이 성공한다면 중국은 인적자원대국에서 인적자원강국으로 탈바꿈하게 되고, 이는 중국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입니다. 공산당을 중심으로 하는 강력한 지도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교육개혁이 일관되게 추진될 것으로 봅니다.”
- 입시위주 교육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소질교육(素質敎育)을 시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중국에도 입시경쟁이 치열하고, 사교육이 성행하는 모양입니다.
“중국의 입시경쟁은 한국 못지않게 치열합니다. 1주일 전부터 시험을 보는 대학 근처의 호텔방이 동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국 입시가 우리와 다른 점은 지역할당제 실시로 한 전공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입학성적이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경대학에 경영전공이 있을 경우, 학생모집은 처음부터 북경 몇 명, 상해 몇 명, 산동성 몇 명하는 식으로 할당이 됩니다. 이렇다보니 지역에 따라서는 경쟁이 아주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교육은 우리와 달리 주로 개인교습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아직 사교육이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지는 않지만 사교육이 중국교육계에서 골치 아픈 문제가 될 가능성은 높은 편입니다.”
- 그렇다면 중국교육을 되돌아볼 때 우리 교육이 생각해봐야할 점은 무엇일까요.
“중국교육은 목표를 분명히 하고 국가·지방수준에서 일사분란하게 발전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국가차원에서 인재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교육발전계획을 짜는 치밀함도 보이고 있고요. 예를 들어 하나의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몇 년간 시험적용과정을 거칩니다. 최근 바뀐 3+X 대학입학시험제(3은 어문·수학·외국어, X는 문과통합, 이과통합시험을 말한다. 시험제도 개선을 통해 일부과목위주의 편식을 없애고, 학생들의 통합적 사고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도 처음에는 일부 성(城)에 적용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모색해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실패를 줄이는 이런 방법은 우리나라 교육정책 추진에도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