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교원 때리기로 어느 해보다 무거웠던 올 스승의 날. 많은 학교가 특별한 행사 없이 정상수업을 했지만 일부 학교는 재밌고 순수한 이벤트로 카네이션보다 붉은 사제 간의 사랑을 나눴다.
전교생 29명인 경남 사량중. 2학년 8명의 섬소년들은 15일 아침, 9명의 스승에게 상장을 수여하는 ‘발칙한’ 행사를 가졌다. “상장 ‘Top of the teacher’. 위 선생님은 우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가 벗겨지는 지경까지…열심히 가르쳐 주셨기에….” 스승의 특징과 감사의 마음을 버무린 독특한 상장문에 심난했던 교사들의 마음에도 모처럼 쉼표가 찍혔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교장선생님도 열외 없는 청백 체육대회가 열렸다.
전북 전주공고는 14일 ‘사제동행 미소콘테스트’를 열었다. 자칭, 타칭 미소천사인 스승과 제자들은 환상의 짝꿍을 이뤄 카메라 앞에 섰다. 모두 15개 사제팀이 경합을 벌인 콘테스트는 전교생의 보드판 투표로 1등이 가려졌다.
신진규 수석교사는 “교사, 학생이 모두 웃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는 소망이 담겨있다”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신서초는 15일 하교 후, 스승의 날을 자축했다.
정부 표창과 연공상을 전수하며 박수를 쳐주고, 후배교사들이 원로교사들에게 꽃다발을 드리는 훈훈한 행사다. 특히 새내기 교사들을 위해 전 교직원이 덕담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일제히 날려주고 꽃다발을 건넬 때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좋은 선생님’을 다짐한다.
충남 인터넷고는 학생회 주관으로 15일 학교 운동장에서 스승의 날과 어버이날 기념행사를 함께 열었다. 운영위원, 자모회 임원을 초청해 ‘어머니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갖자는 취지다.
이어 학생들이 마련한 설장구와 판소리, 피아노 축하공연이 흥을 돋우었고, 사제 간 축구경기에서는 몸을 부대끼며 끈끈한 정을 확인했다.
이밖에도 서울명신초에서는 한 선생님이 6명씩의 제자와 결연을 맺는 ‘콩깍지 가족’결연식을 갖고 가족사진 촬영과 가족사진을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교사 1명과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 1명씩 가족이 되는 콩깍지 가족은 앞으로 봉사활동과 협동활동을 함께하며 정을 나눌 계획이다. 또 서울송정초는 14일 저녁 학교 32회 졸업생인 조장휘 교수를 초청해 해설이 있는 ‘송정가족사랑음악회’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