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는 공교육 강화 방안에 대해 교원 및 학부모 단체, 전문가가 참여한 토론회가 교과부 주최로 열렸다. 같은 날 교과부가 공개한 ‘공교육 강화-사교육 경감 선순환 방안 시안’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교과부는 2010년을 기점으로 사교육비가 감소세를 보인만큼 ‘사교육 팽창-공교육 약화’의 악순환 고리를 차단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교육비 경감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발표된 시안의 주요 내용은 방과후학교의 질 제고와 교과교실제 그리고 수학과목을 실생활과 관련 있는 내용으로 쉽게 바꾼다는 것이다. 특히 방과후학교의 경우 단위학교 자율에 따라 영리 기관에 민간 위탁을 허용토록 했다.
이에 대해 토론회 참석자들은 특히 방과후학교의 개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문권국 한국교총 정책분석선임팀장은 “방과후학교의 교육서비스를 강화하고, 지역사회, 학부모, 비영리 기관 및 단체 등 다양한 인적자원이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학교를 학원에 임대하는 것은 아닌지, 학교밖 사교육을 학교 사교육으로 막으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류장수 부경대 교수도 “민간업체가 학교에 들어올 경우, 사실상 학교에서 사교육이 진행될 수 있다”며 “최소한 준-공교육적 성격을 유지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을 높이고, 교과 특성에 맞는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교과교실제에 대해서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문 팀장은 “교과교실제 확대를 위해서 학생들이 개별화 학습을 할 수 있는 시설 등 인프라 구축과 교원 수급 대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설명하고 “학생 관리 및 생활지도, 휴식시간 조정, 학생안전사고 우려에 대한 세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밖에 참석자들은 “사교육비 경감에 치우치면서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대체하는 정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중장기적인 근본적 대책과 해결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교과부는 올해 3~4월 이 시안에 대해 전국 권역별 토론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한 뒤 5월께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