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욕설, 비속어 사용이 갈수록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비단 인격모독 차원을 넘어 폭력, 사상(死傷)으로 이어지는 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정미경(수원 권선) 의원은 “현직 검사시절, 학생들의 폭력 사망사건을 많이 맡았는데 그 원인이 ‘막말’에 있었다”며 “이를테면 길거리서 서로 눈이 마주치거나 어깨를 부딪혔을 때, 바로 욕이 나오면서 흉기까지 들게 하고 급기야 사망에 이르는 악순환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욕하고 막말하는 게 몸에 밴 학생들이 다른 사람, 또 다른 사회를 접하면서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해 생긴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욕설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계속 재생산되고 있어 문제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2010년)에 따르면 초등 저학년(22.1%)과 고학년(58.7%) 때부터 욕설을 시작하고 있다. 교총 조사(2010년)에서도 교원의 66.1%는 “학생들 대화의 반 이상이 조사를 빼고는 욕설과 비속어”라고 응답했다.
그런 말들은 원치 않는 학생에게 ‘폭력’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최근 초·중·고생 35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의 피해유형 2순위가 ‘욕설, 모욕적인 말’(여학생은 1순위)로 나타났다. 이런 언어폭력에 여학생의 23.3%는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답했다.
그리고 폭력 가해 이유의 2순위가 ‘상대 학생이 잘못해서’로 나타난 것도 주목된다. 그 ‘잘못’의 상당 부분이 욕설이나 부적절한 언어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서다.
바른말 사용이 학생 폭력을 막고 생명까지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교총과 충북교육청, 교과부는 학생 언어문화 개선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언어 사용의 명암을 보여줄 동영상 자료 제작·보급 ▲교사 표준언어 개발․보급 ▲협력학교·교실 운영 ▲언어 개선 교육주간 운영 등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