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은 제59회 교육주간을 맞아 3월 12일~4월 29일 ‘아름다운 교육 이야기’ 수기 및 ‘아름다운 교육 사진’을 공모했다. 공모 결과 수기는 총 132편이, 사진은 총 225편이 모여 우리 주변의 훈훈한 교육 이야기를 남겼다.
교총은 9일 “공모전 심사 결과 우상복 포항제철중 교사의 수기 ‘체험과 봉사로 함께한 아이들’과 이길윤 밀양여중 교사의 사진 ‘따뜻한 사랑에 나래를 달고’를 각각 최우수상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제간 따뜻한 정을 나누는 수기 및 사진을 소개한다.
■ 체험과 봉사로 함께한 아이들 = 반 학생들과 함께 한 ‘고추따기’ ‘오이따기’ ‘성모자애원 방문’ 등 봉사활동이 즐겁고 추억을 남겨준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깨달은 우상복 교사는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공부방을 만들었다. 3년 전 집도 포항에서 경주 안강읍으로 옮긴 그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등대회 공부방’을 마련, 매해 20여명의 가정형평이 어려운 중2학생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겪은 일을 담담하게 엮은 수기는 봉사활동의 참뜻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고 있다.
그는 월~금 매일 진행되는 국·영·수·과·사 및 원어민 회화 수업을 위해 자원봉사 교사를 모집한 일, 가정형편 상 수업 후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밤 11시까지 자율학습을 끝낸 후에는 학생들을 직접 집까지 데려다주는 등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1년간 함께 한 후 성적이 향상되고 또 집안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이끌었을 때 갖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우 교사는 수기에서 앞으로의 다짐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앞으로 이러한 여건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등대가 순조로운 순항을 안내하듯이 등대회와 등대공부방이 사회를 밝히는 등대 구실을 해나가기를 바란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앞으로도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고, 등대회 부회장으로서 새로운 봉사를 기획하면서 사회봉사에도 적극 참여하는 마음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앞으로 많은 일들은 추진하면서 힘든 일은 언제나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훗날에 웃는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계속 노력해보고자 하는 마음이다. 10년 뒤 교직을 떠나 힘이 부칠 때 공부방을 졸업한 아이들과 함께 모여 더 멋진 봉사와 더 많은 일들을 이웃과 함께 하며 살아가는 바람도 해본다. 아직도 시작인데 글로 표현하여 남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 부끄러워 많이 망설였다. 다른 한편으론 이를 통해 용기를 가져본다. 이런 기회를 통해 지금까지를 되짚어 보기도 하고 더 나은 계획도 세우면서 도약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 항상 등대회 아이들과 함께하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등대이고 싶다.”
■ 사랑해요(백진주 화성벌말초 교사) = 어릴 적부터 동요를 좋아해 재량시간이나 쉬는 시간 틈틈이 노래를 가르치는 백 교사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사랑해요”라는 말을 해준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도 ‘사랑해요 이 한 마디’다. 처음엔 쑥스러워하던 아이들도 어느새 ‘사랑해요’를 입에 달고 지낸다.
그런 그가 올해 2학년 2반을 맡으며 만난 한 여자 아이. 심한 충격으로 인해 감당하기 힘든 상처를 받았고, 입을 닫았다. 아이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백 교사는 동요 부를 때 아이와 눈 마주치며 웃어주기, 아침에 먼저 인사하고 안아주기, 수시로 칭찬하기, 쉬는 시간에 불러서 같이 화장실 데려다 주기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학부모와의 상담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한달여가 지난 어느 날 새로운 동요를 배우던 아이는 백 교사와 눈이 마주치자 먼저 웃음을 보이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입을 열기 시작했다는 감격에 젖은 며칠 후. 아이는 쉬는 시간에 “사랑해요”라며 품에 안겼다. “방금 선생님한테 뭐라고 했어?” “사랑해요.” “그래, 선생님도 너 많이 사랑해. 정말 사랑해.” “사랑해요.”
“아이를 사랑하고 진심으로 잘 되기 바라는 나의 심정이 아이의 마음에 받아들여졌으리라 믿으며, 그 아이를 향한 내 마음은 한없이 크지만 ‘사랑한다’라는 작은 말로밖에 표현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며, 앞으로도 내 진심이 닿을 수 있도록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가르치고 배울 것을 다짐해 본다.”
■ 아름다운 교육 이야기(황선영 인천인하대병원학교 교사) = 황 교사는 특수교사로 대학병원학교에서 3개월 이상 장기 입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공부뿐만 아니라 심리적,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백혈병으로 입원한 초3 여학생을 만나게 된 황 교사는 반가움에 병실을 찾았지만, 소아암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 속에서 만남이 쉽지는 않았다. 적극적으로 다가갈수록 어색해지며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결국 수업을 통해 아이가 웃음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학부모에게서도 신뢰를 받게 됐다.
황 교사는 특히 감기에 걸려 수업을 하지 못했을 때 척수주사를 맞고, 항암치료로 인한 무서운 무기력증에 걸린 아이가 ‘선생님 감기 빨리 나으세요. 그리고 빨리 다시 만나요’라는 문자를 보냈을 때를 잊지 못한다.
“이제는 아이들의 눈물과 고통도 함께 웃음으로 날려버리며 그렇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표현하시려는 어머님들의 모습을 저도 닮아가고 있습니다. 저에게 병원학교에서의 시간은, 이곳에서 만난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평생 잊지 못할 많은 감동을 주는 또 다른 저의 가족이 될 것 같습니다.”
◆ 수기 장려상 수상작
▲대청초 1학년 3반의 소중한 추억 보따리(구은복 김해 대청초 교사) ▲고마운 윤정이(노승희 강릉초 교사) ▲마음의 문을 연 나의 천사들과의 추억(박현성 김해능동초 교사) ▲나의 행복한 출근 아침 두 시간(노문영 광주비아중 교사) ▲감동과 보람을 선사하며 사도의 길을 제시해준 말썽꾸러기 제자(김주환 경북기계공고 교사) ▲4대가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 행복한 학교(이영욱 홍천고 교감)
◆사진 동상 수장삭
▲잠자리야, 어디 있니?(김형구 봉화 상운초 교사) ▲엄마 아빠와 함께 숲속을 걸어요(이성희 포항제철동초 교사) ▲내 목소리 좀 들어봐(허준양 인천연안초 교사) ▲피부색을 달라도 우리는 하나(박기수 안산 양지초 교사) ▲구슬치기(조수연 대구서재초 교사) ▲선생님의 미소(강경남 광주동초 교사) ▲우리는 미래의 주인공(강미연 청주 용암초 교사) ▲조례시간, 제자들이 마련한 깜짝 파티(신준철 춘천기계공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