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띠 매라” 참변 막고 제자 챙기다 …

2012.05.11 15:56:10

제주서 수학여행 버스 사고로 교사 사망

“선생님의 숭고한 희생정신 깊이 애도”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학생들에게 안전띠를 매게 해 교통사고 대형 참사를 막은 담임교사가 제자는 살리고 자신은 세상을 떠나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 원광여중은 12일 학교장(學校葬)으로 전교생이 참석한 가운데 고(故) 신명선 교사의 영결식을 가졌다. 김종천 교장은 “평소에도 학생들을 세심하고 꼼꼼히 지도하던, 정이 많은 교사였다”며 “그런 성격으로 이번에도 학생들을 지켜내고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어린 자녀도 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안양옥 교총회장과 이승우 전북교총 회장 등 교총대표단은 영결식에 참석해 전국의 교육자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안 회장은 이 자리에서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육활동 중에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 신명선 선생님과 유가족께 전국의 교육자와 함께 조의를 표한다”면서 “선생님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깊이 새기고 더욱 학생교육에 매진하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충남 논산에서 열린 ‘제31회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도 참석한 교육자들이 함께 묵념을 하는 등 고인의 뜻을 기렸다.

10일 제주 한림읍 금능사거리에서 전북 익산 원광여중(교장 김종천) 2학6반 학생 34명을 태운 전세버스가 교차로를 지나다 왼쪽에서 오던 15t 트럭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담임 신명선(39) 교사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하지만 학생들은 당시 대부분 안전띠를 매고 있어 5명 정도만 찰과상을 입는 등 대형 참사를 피했다. 신 교사가 학생들이 버스에 탑승한 직후 “안전띠를 매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이날 사고로 숨진 신 교사는 운전석 바로 뒷좌석에 타고 있었는데 트럭이 운전석 쪽을 들이받아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사는 버스가 출발한 지 5분밖에 되지 않아 학생들을 돌보다 미쳐 안전띠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학년 담임으로 음악을 가르치던 신 교사는 원광중에서 근무하다 5년 전 원광여중으로 옮겼다. 피아노를 전공해 평소 음악 등 예술을 통한 인성교육과 정서순화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남편 이현호 교사도 같은 재단인 원광여고에 재직 중인 부부 교사다. 슬하에는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인 딸과 아들을 두고 있다. 


선생님!
전해지지 않을 글이라는 것을 압니다만 제 슬픔과 아쉬움을 달랠 길이 없어 이렇게나마 보내어 봅니다. 지난 2000년 처음 뵌 후로 어느덧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도록 선생님의 모습과 음성이 아직도 생생한데 오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는 온종일 슬픔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죽음의 순간이 고통스러웠을 것이지만 부디 편해지셨길 바라고 사랑하는 가족과 제자들을 남기고 먼저 떠나시는 것이 얼마나 슬플지 가늠할 수조차 없으나 부디 행복한 곳으로 가셨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중략…) - 학급 홈페이지 애도의 글 중에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상미 smlee24@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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