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교과전담제' 도입하자

2001.11.26 00:00:00

교총-인천교대, `초등교육의 비전' 세미나

초등 교원의 `전문성'이 시빗거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한국교총 대강당에서는 `한국초등교육의 현안과제와 발전방안'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초등교육의 발전방향과 질적 강화방안 등이 논의된 이날 세미나에서는 특히 도마 위에 오른 초등교원의 전문성 확보방안이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박인기 인천교대 교수는 "우리 교육은 학문중심주의 전통이 짙게 침윤되어 있고 이 시각에서 초등 교원은 심화된 학문 영역이 없다는 사회 인식이 퍼져 있다"며 "최근 중초교사를 짧은 보수교육으로 바로 임용하겠다는 발상이 여기에 기인한다"고 전제하고 "이 같은 학문중심 전통과 조화하면서 교사 개인의 전문성을 키우고 이를 위한 교직 수행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초등 교원의 전문성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제고하는 다양한 방안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우선 교원 개인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초등 교원 양성 및 임용 과정을 인문.사회 영역 전담, 수리.과학.기술 영역 전담 등 광역 전담 체제로 전환하고 외국어나 예체능은 그야말로 교과 전담을 하자"고 제안했다. 또 "초등 교육에서 있음직한 새로운 교과 분야, 즉 통합교과적인 교과를 개발해 교사 양성 커리와 초등교육 커리큘럼에 반영하자"며 "예컨데 국어와 윤리를 결합한 `도덕적 서사론' `언어 윤리'나 국어와 사회를 결합한 `어린이 문화론' `매체와 언어 사회' 등 새로운 교과를 적극 개발하자"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교사 개인의 전문성 확보를 넘어 교직 수행 구조 자체를 전문화 시켜야 교사의 전문성이 사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초등 교원을 학교 안에서 전문성 있는 존재로 인정하지 않는 업무 배치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양성 기관에서 심화과정이란 것을 운영하고 초등 교단에 처음 나가는 교사 개개인에게 전문화된 업무 배치와 학교 과제 부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심화 과정은 거의 무의미한 것이며 학교 교무실은 일반 사무실과 차별화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초등 교육의 직무 본질과 관련되면서, 다른 교사와 차별화 되는 전문적 역량을 갖춘 교사가 많이 나와야 한다. 아동문학가도 나오고, 원예 전문가도 나오고, 천문 관측 전문가도 나오고, 새 전문가도 나오고, 컴퓨터 전문가도 나오고, 무궁화 연구가도 나오고, 요리 전문가도 나와야 한다"며 초등 교직 수행의 인프라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초등 교육 전문가 또는 교과 전문가와의 공동 연구 체제가 강화되어야 한다. 연구 지원 체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교사들에게 일정 기간의 시간과 연구 공간, 그리고 연구비 지원을 할 수 있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 또 현직 교육, 재교육 프로그램의 전문화와 계열화가 동시에 추구돼야 한다. 예를 들면 평가 전문가 과정, 교재 개발 전문가 과정, 어린이 창의성 지도자 과정, 어린이 독서 지도 전문가 과정, 과학 창의성 지도 과정 등 현직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단계마다 각종 자격증 제도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아울러 박 교수는 "임용, 선발, 승진 과정에서 전문성을 강조하는 전형 항목을 특색 있게 반영해 초등 교직 사회가 다양하고도 층이 두터운 전문가 집단이라는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장치들이 실제로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시대마다 변하는 국민들의 전문성 요구에 부응하고 전문성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제고를 위해 초등 교원의 전문성을 사회적 이슈로 제기하는 생산적 기획이 많아야 한다"며 "예컨대 초등 교원의 전문성을 토대로 기획 편성된 방송국 프로그램, 다른 전문 직종과의 상호 교류의 효과를 드높일 수 있는 문화적 이벤트, 초등 교원 전문성에 기반하면서 다른 어떤 사회 문제를 조명해 주는 세미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수 한국교원대 교수는 `초등학교의 교육여건과 지원체제 개선방안' 주제발표에서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했지만 지식·정보화사화에 적합한 경쟁력 있는 인력 양성에 실패하고 교육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교육전문직 임용확대 등 교육행정체제 개선 △교원의 정책결정 참여기회 확대 △교원연수 강화 및 주기화, 연수학점 누적화 및 보수·인사 반영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완전 무상의무교육화 등의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에서 조흥순 한국교총 정책연구부장은 "정부의 중초임용 추진은 초등교육의 전문성과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취약함을 드러낸 것"이라며 "광역교과전담제는 중학 교육과의 연계성, 교과통합을 통한 교육효과, 교과전문성 강화 및 고학년 교사의 수업부담 완화차원에서 긍정적인 방안"이라고 찬성했다. 또 정기원 서울 화랑초 교사는 "현재의 야영활동, 예절훈련 등 과외활동 프로그램보다는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녹아나는 인성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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