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배려·법’ 가르치면 인성교육
부부가 행복해야 자녀도 사랑 느껴
“제가 인실련 공동의장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도 아니고, 많이 부족한데 이렇게 큰 역할을 다 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서지만 뜻있는 모임이고 지금 우리 교육문제의 발단은 모두 어른들 책임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 책임감을 갖고 동참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 사단법인 창립총회에서 안양옥 의장과 함께 공동 의장에 추대된 손병두(사진‧71)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은 겸양의 말로 운을 띄었지만 2009년 이래 지금까지 장학재단 이사장직을 역임하면서 ‘장학금’을 매개로 매년 8000명 가까운 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을 통해 인성교육을 실천해 왔다.
교사와 학생을 1:1로 연결, 1회성 장학금이 아닌 한 사람으로 성장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학생을 맡아 돌보고 함께 고민하며 소통하는 ‘멘토-멘티’로 짝지어 주기 때문이다. 장학금도 학생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멘토 교사 계좌로 입금, 함께 활용계획을 수립하는 등 맞춤형으로 쓰도록 함으로써 학생‧교사 모두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왔기 때 문이다.
“인실련 관계자 한분도 말씀하셨지만 요즘 교사-학생, 부모-학생 간에는 사랑이 없습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이기심과 욕망을 자녀에게, 제자에게 강요하고 있을 뿐입니다. 부모부터 부모 역할교육을 제대로 받아야 하고, 교사들도 인성교육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손 의장은 ‘진리, 배려, 법’ 이 세 가지를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인성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거짓말하지 않기, 이기적인 마음 버리기, 준법정신만 제대로 가르치고 모범을 보인다면 인성교육은 몸으로 체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엄마 없다고 그래라” 등과 같은 사소한 거짓말들이 모여 부정한 행위를 해도 괜찮고, 진실을 진실로 믿지 못하는 불신사회를 초래해 왔다는 것이다.
“부부간 대화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생활을 풍요롭게 하자는 취지로 가톨릭교회에서 에서 시작한 ME(Marriage Encounter)교육을 받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90여 개국에서 동일하게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신자가 아니어도 결혼한 지 5년 이상 된 부부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부부문제를 인식하게 되면 이혼도 줄어들고 자녀교육도 제대로 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그의 지론은 교사에게도 적용된다. 수학교사가 문제 풀이하는 과정에서도 정성과 사랑이 담겨 있음을 학생들이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라는 것이다.
“늦었지만 인성교육 실천을 이제라도 가정‧학교‧사회가 힘을 합쳐 노력하는 것은 옳은 일이고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결과를 급하게 원하는 민족성이지만 또 뭉치면 잘해내는 것도 우리들이니까 변화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너무 인성교육만 강조해 지‧덕‧체의 조화가 무너질까 걱정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조금 늦게 맡은 의장직이니만큼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서혜정 hjkara@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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