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는 ‘입시제도 관리’ 기관 없다

2012.11.15 14:27:52

文 공약 영국식 대학입학지원처

문재인 후보는 “영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가칭)대학입학지원처’를 상설기구화해 안정적이고 점진적 개선이 가능한 입시제도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영국에는 입시 제도를 관리하는 ‘대학입학지원처’는 존재하지 않는다.

영국에서 대입과 관련된 통합기구는 대입지원서비스 UCAS(Universities and Colleges Admissions Service)다. UCAS는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단체로 여러 단계로 진행되는 복잡한 대입절차를 한 곳에서 통합관리해주는 기구다. 기능도 입시제도 관리가 아닌 대입지원 관리 서비스에 국한된다. 대입 전형을 개선할 수 있는 권한도, 기능도 없는 조직이다.

UCAS는 오히려 문 후보가 대학입학지원처를 통해 개발하겠다고 말한 온라인 입학지원시스템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다. 그러나 원서를 한 번만 내면 전형이 완료되는 단순한 시스템도 아니다. 영국은 대입 학력시험인 GCE A-level 결과 발표보다 수개월 앞서 지원 대학에 원서를 제출한 후 대학의 합격 조건에 따라 여러 번 조정을 거친다. 이런 절차를 개별대학에서 처리하지 않고 매번 UCAS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전형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효율적 관리와 접근이 가능하지만 학생들은 전형의 각 단계마다 UCAS에 접속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형을 단순화하는 기구가 아니라 복잡한 전형을 가진 영국의 대입절차 때문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생겨난 기구인 것이다. 대학들에 대한 강제력도 발휘하지 못해 일부 상위권대학은 UCAS의 서비스 외에 별도 전형 요소를 요구하기도 한다.
정은수 jus@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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