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별따기

2012.12.10 14:11:25

인문계 졸업자면 누구나 가능
1학년 이수 탈락자 30~40%

네덜란드는 인문계고 졸업시험 합격증만 있으면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즉 졸업시험합격증이 대학진학 합격증인 셈이다. 그 결과 대학 진학시스템도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수능시험결과가 나오면 점수에 맞춰 대학을 정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졸업시험을 치르기 전부터 본인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를 얼마든지 미리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졸업시험 결과가 발표된 뒤에도 얼마든지 지원이 가능하다.

졸업시험은 평균 성적이 6점만 넘으면 합격한다. 학생들은 졸업시험 성적이 30세 이전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1년 동안 학과를 공부하다 적성에 맞지 않으면 다음해에 다른 학과에 얼마든지 다시 지원이 가능하다. 다시 입학시험을 볼 필요는 없다.





물론 학생들이 몰리는 일부 인기학과인 의학과나 치의학과, 법학과 등도 있어 무조건 다 합격시키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추첨으로 학생 선발이 이뤄진다. 졸업시험에서 평균성적이 8점 이상이 되는 우수학생들은 추첨 없이 인기학과도 곧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으나 이에 해당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다. 지원자들은 추첨에서 탈락할 것을 대비해 2차 희망대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인기학과는 한 곳만 지원할 수 있어 2차 희망대학은 다른 학과를 지망해야 한다. 추첨에 떨어진 학생들 중 꼭 의학 등을 공부하겠다는 학생은 다른 공부를 하다가, 다음 해에 다시 추첨에 도전하기도 한다. 추첨으로 입학한다고 운으로만 의사나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기학과의 경우 1학년에서 45학점을 이수하지 못한 학생에 대해 3년 동안 같은 대학, 학과에 지원할 수 없다는 강한 학칙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른 학과도 조건 없이 입학한다고 해서 교육이 소홀한 것은 아니다. 1학년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쫓겨나는 경우가 매년 각 대학마다 30~40% 이른다. 네덜란드 대학생들은 인문계 졸업생들로 초등학교 때부터 상위 20% 안에 든 학생들임을 감안한다면 대학 졸업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과가 어렵기에 1학년 동안 무사히 60학점을 모두 이수한 학생에게는 프로페두스라는 자격증을 준다. 일명 ‘P’ 자격증이다. 대학에서 탁월하게 공부해낼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탈락자가 너무 많은 점을 감안해 45학점만 이수해도 조건부로 1학년을 통과시켜주고, 2학년에서 나머지 15학점을 이수토록 하고 있다. 물론 1학년에서 45학점으로 간신히 통과했더라도, 2학년에 가면 또다시 이수할 60학점에 1학년에서 못 다한 15학점까지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된다. 이런 학업에 대한 부담 때문에 졸업을 천천히 하려고 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이런 대학교육 제도 때문에 3년제에도 3년 내에 졸업한 학생은 20-30%에 불과하고 대부분 1~2년 정도 더 다녀 간신히 졸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대학가에서는 “대학에 들어간다고 해서 다 대학생이 아니고 졸업해서 졸업증을 따야 진정한 대학생”이라는 말이 오갈 정도다.

졸업이 어려운 만큼 대다수가 졸업한지 1~2년 안에 취업할 만큼 취업률은 높다. 순수 대학진학자가 전체 고등학교 졸업자가운데 20%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네덜란에서 대학은 진정한 학문의 전당으로 정말 공부를 잘 할 학생만 가는 곳이고, 나머지 학생 80%는 상·중·하로 구분된 직업전문대로 간다.
정현숙 ‘공교육 천국 네덜란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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