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에 홀로코스트 교원연수·학술대회 제안
전범국의 학살 역사 공유한 양국 협력 기대
“저희 기념관에서 세계 각국의 연수단을 대상으로 연간 70여 회 정도의 연수를 운영하는데 한국이야말로 아픈 역사 문제를 나눌 중요한 나라인데 어떻게 여태까지 모시지 못했나 싶을 정도예요. 이제는 모실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사들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연수를 제안하기 위해 7일 한국교총을 찾은 인발 크비티 벤도브(47·사진) 이스라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 연수학술국장이 말문을 열었다. 야드 바셈 기념관은 이스라엘 최대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으로 ‘홀로코스트 연구를 위한 국제학교’를 산하에 두고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인권유린 등에 대한 각종 학술·연수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 교원들의 필요를 파악해 반영한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크비티 벤도브 국장은 “20세기에 있었던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서 “한일의 역사 갈등 문제는 홀로코스트와 궤를 같이 하므로 연수 내용에 연관시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히브리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한국인 교수들을 모셔 한국 교사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국어로 설명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워크숍 형태로 진행하고 한국교총이 제안한대로 이스라엘 교원단체 회원들도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연수를 통해 양국의 교원들이 만나 역사교육 방법도 논의하고 교환 수업의 기회도 갖는다면 역사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에도 매우 유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크비티 벤도브 국장은 “첫 연수에 한국교총 회장이 참가해 새 전통의 개막을 알렸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무엇보다 매년 지속적으로 한국 교사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일회성 연수로 끝나지 않고 지금도 계속 분쟁을 겪고 있는 공통점을 지닌 양국이 역사교육 교류협력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전통이 열리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야드 바셈 기념관에서는 교원연수 외에 국제 홀로코스트 학교가 주최하는 ‘홀로코스 교육 국제회의’에도 한국교총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 국제회의는 전 세계에서 사오백 명의 역사교육 전문가들이 참가해 2년마다 홀로코스트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교환하는 행사로 2014년에 제9차 회의가 개최된다.
한국의 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크비티 벤도브 국장은 다시 한 번 양국의 협력이 세계평화의 초석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홀로코스트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이 전쟁 세대가 아닌 오늘날의 선생님들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이유는 인간성의 상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홀로코스트를 배운 학생들은 도덕적 신념,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 그리고 국적과 인종을 넘어서는 상호이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야드 바셈과 한국의 선생님들이 협력하면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야드 바셈에 오시면 언제든지 환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