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고단할 때도 다정히 웃는 얼굴로 품에 안아 잠들게 하는 고마운 어머니, 언제나 나를 보고 기쁨이라 말씀하시는 넓은 그 사랑 생각하며 희망으로 자랄게요.~”
서울신용산초 어린이합창단의 동요 ‘소중한 이름’이 서울시교육청(교육감 문용린) 대강당에 울려 퍼지자 특수학교 학부모들은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시교육청은 29개 특수학교 학부모 150명을 초청, 개최한 ‘카네이션 작은 음악회’ 현장은 눈물과 웃음, 공감과 소통으로 하나 된 자리였다.
샌드 애니메이션을 선보인 주홍 작가는 “우리들의 어머니 당신의 사랑으로 내 삶이 우뚝 일어섭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고, 지난해 3월 발달장애를 극복하고 음악대학을 졸업한 청년연주자로 구성된 ‘미라클로 앙상블’의 공연은 감동을 더했다.
국내 최초 전문연주자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미라클로 앙상블의 지도자 고대인 씨는 “일반인들이 5번 연습한다면 단원들은 500번은 연습할 정도로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24시간 함께 한 단원들의 어머니가 없었다면 꿈을 이뤄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리넷을 연주한 김우진(24) 씨도 “전문연주가가 된 저희를 보면서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어머님들이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발달장애 수영선수 이승훈 군을 아들로 둔 가수 이상우 씨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그의 노래보다 더 큰 공감을 얻어냈다. 그는 “마음 놓고 영화 한 편을 볼 수 도 없고, 아이들 치료를 위해 엄청난 돈이 드는 등 장애 학부모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힘들다고 정부 탓만 하지 말고 이제는 부모님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예술협동조합을 만들어 장애 예술인들을 알리고 그 수익을 다시 장애아 교육에 환원하는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연신 눈물을 훔치던 구화학교 학부모 이경희(46) 씨는 “장애아를 둔 엄마의 마음까지 헤아리기 어려운 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 너무 감사하다”면서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 때문에 항상 마음 편할 날이 없었는데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적장애 아들과 함께 참석한 서울명수학교 학부모 김정아(36) 씨는 “가수 이상우 씨, 미라클로 앙상블 등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 위안이 된 음악회였다”면서 “앞으로도 특수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오프닝의 감동을 선사한 신용산초 어린이합창단 김수명 지도교사는 “특수학교 어머님들이 감격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찡했다”며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윤세 양(5학년)도 “어떤 공연보다도 보람 있는 자리였다”고 했다.
문용린 교육감은 “그동안 아이들을 위해 희생, 헌신의 삶을 살아 온 학부모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해드리고 싶었다”면서 “24시간 내내 자녀 생각에 마음 졸이는 학부모들의 짐을 이제는 교육청이 나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