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버킷리스트·언어 가계부 ‘톡톡’

2013.10.10 18:46:02

실제 실천사례 제시…높은 평가
학생 자발·지속적 참여 때 효과




◇ 교원부문 주요작

이번 공모전에서는 다양한 욕설퇴치 아이디어들이 제시된 가운데 교원들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 중인 완성도 높은 기획안도 다수 출품됐다.

신우창 대구 월배초 교사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을 적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통해 ‘칭찬 버킷리스트’를 고안했다. 학생 스스로가 평소 친구들에게 듣고 싶거나 하고 싶었던 칭찬의 말 10가지를 엄선해 문구를 자신의 버킷 리스트에 적어두게 하는 것이다.

활동은 칭찬 쪽지에 각각의 문구를 옮겨 적고 친구의 행동과 언행을 살펴보다가 칭찬 받을 만하다고 생각되면 리스트 중 가장 어울리는 칭찬을 골라 친구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칭찬을 받으면 친구의 리스트에 확인 서명을 해주고 쪽지를 받은 친구는 사물함에 쪽지들을 누적해 붙이도록 한다. 한 주 동안 쪽지를 10개 이상 받은 학생과 자신의 칭찬버킷리스트를 모두 완수한 학생에게는 생활평점제 상점 1점을 부여하고, 학기 말에 칭찬왕을 선정해 학교장 표창 및 부상도 수여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친구들에게 칭찬의 말을 건네려니 창피해서 망설여졌지만 막상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면서 “반 아이들이 밝아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 교사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면서 아이들이 친구 사이의 관계 강화가 욕설만이 아니라 고운 말과 칭찬을 주고받으면서도 충분히 형성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면서 “강연식,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전제로 해야 거부감을 최소화 하면서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병찬 경북 다산중 교사는 ‘언어가계부’로 아이들의 언어습관을 개선하고 있다. 언어가계부는 교사가 쉬는 시간에 몰래 아이들의 음성을 녹음했다가 그것을 학급회의 시간에 틀고 함께 들으면서 거부감이 드는 단어들을 함께 골라내 금지어를 정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이들에게는 언어가계부가 제공되며 매달 1일 100포인트의 수입이 지급된다. 금지어를 사용할 경우 5포인트씩 지출하며 매달 누계를 내 수입이 가장 많은 학생에게 상품권을 제공한다. 금지어는 매달 학생회의를 통해 추가된다.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자신이 쓰는 말이 욕설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무의식중에 습관화 돼 있었다”며 “스스로 금지어를 선정함으로써 욕설의 개념에 대해 인지하는 효과는 물론 게임을 응용해 흥미를 끌 수 있는 아이디어로 활용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교원부문에서는 이밖에도 김현정 서울 전일중 교사가 제안한 ‘욕 꽁꽁! 타임캡슐’도 주목 받았다. 이 아이디어는 학생들이 자신이 많이 쓰는 욕을 쪽지에 뜻과 함께 써 넣고 쓰지 않겠다고 다짐한 후 한 달 후 개봉해 안 쓴 욕의 쪽지를 빼 타임캠슐이 얼마나 빨리 비워지는가를 점검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말하는 고양이 톰’ 앱을 이용해 언어습관을 체크해 볼 수 있는 나상희 광주서초 교사의 ‘나처럼 말해봐’도 심사위원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김예람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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