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학원-집만 오가기 바쁜 아이들
사회참여 결여된 유년시절 안타까워”
“삶은 매 순간이 선택이며 그에 따른 책임도 본인 몫입니다. 환경문제도 마찬가지예요. 일본 원전사건만 봐도 사고가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쓰레기를 버릴 것인지와 같은 사소한 문제부터 선택에 앞서 잘 알고 신중해야 하는 까닭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지난해부터 그린스쿨협의회를 이끌며 환경․생태교육 및 녹색청소년운동, 서울시 에너지수호천사단 등 다양한 청소년 환경교육에 앞장서 온 심상옥 그린스쿨협의회 사무총장. 환경생태운동가인 그가 청소년 환경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가치는 바로 ‘지역사회와의 연계’다.
그린스쿨협의회는 현재 전국 121개 중․고교에서 ‘청소년 에코발런티어 초록천사’를 운영중이기도 하다. 이 활동은 각 학교가 속한 지역사정에 따른 맞춤형 환경생태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학생 스스로 생태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환경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과정이다.
예를 들어 서울 종로에 위치한 세검정 지역의 경우 오래된 마을이다 보니 노거수(老巨樹)가 많은 것이 특징인데 최근 건물을 지으면서 나무를 기둥으로 사용해 시멘트를 바른다거나 쓰레기를 버려 뿌리가 썩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지역 학생들이 직접 나서 피켓 캠페인을 벌이는 등 마을 전체가 노거수를 지키는데 동참할 수 있도록 활동하도록 한 것이다.
심 총장은 “요즘 아이들은 학교, 학원, 집만 오가는 생활의 반복이다 보니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 관심 갖지 못하고 자연히 사회참여도 결여된 채 유년시절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초록천사 활동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기 삶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책임과 역할을 일깨워주는 매개”라며 “마을 안에서 교사, 학부모, 아이들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총장은 또 학부모들에게 “학업보다 중요한 가치에 눈을 뜨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이가 공부하느라 잠을 안자는 것은 괜찮은데 노느라 안자면 혼내는 이중적인 교육태도를 갖고 있는 것이 한국 부모”라면서 “공부보다, 놀이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선행학습 철폐운동’을 벌일 예정”이라는 심 총장은 “어린이들이 학원 대신 숲 속에서 뛰어놀며 건강한 유년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진정한 녹색학교, 녹색마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