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초등교육과정에 포함된 유아공교육

2013.11.01 11:03:41



병설유치원 활용
교육비 부담없어

생활태도 판단해
초등처럼 유급도

네덜란드는 유아교육이 초등 교육과정에 포함된다. 공교육만으로 유아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따로 자녀들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한 교육비를 쓸 필요가 없다.

유아들은 만 4살 생일이 되면 집 가까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이때부터 2년간의 유아교육과정(Groep 1, 2)이 진행된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유아교육 2년을 포함해 모두 8년으로 구성된다.

이런 유아교육을 위해 각 초등학교는 이들 유아들을 교육시킬 수 있도록 교실 안팎에 놀이시설, 운동시설 등을 잘 갖추고 있다. 학생들을 보호하기위해 들어가는 입구는 초등학교 교사(校舍)와 구분돼 있다. 일종의 병설유치원 형태인 셈이다. 출입구가 따로 있고 초등 고학년 학생들이 유치원 교육시설로 올 수 없도록 독립된 공간을 보장하고 있다.

네덜란드 유치원 교육의 특징은 유아의 첫 학교생활이 바로 사회생활의 기초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협동, 양보, 질서를 지키는 교육이 중요시되고 있으며 언어나 숫자, 외국어 공부는 전혀 시키지 않는다. 특히 독서의 중요성과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 친구에게 양보하는 법, 차례를 지키는 법, 교통 교육 등이 강조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초·중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유급제를 활용해 경우에 따라 1년 더 배우는 기회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언어나 숫자, 외국어 등 교과수업은 전혀 하지 않지만, 교사들은 아이들이 학교생활 중에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지, 놀이시간에 서로 양보하는지, 교실에서 다른 친구들을 잘 도와주는지 등 유아의 생활태도를 자세히 관찰하고 생활기록부(rapport)에 남겨 학기말 유급을 결정한다.

유급적용대상은 친구에게 양보하지 않고 극도로 이기적인 행동을 보인다거나 교사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등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는 경우다. 유급 결정은 교사에게 맡겨지는데,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교사의 전문적인 판단에 따르는 편이다.

이처럼 유치원에까지 유급을 적용하는 이유는 유치원 교육이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배우는 기초교육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유치원에서 철저하게 기본을 잘 배우지 못하면 앞으로 본격적인 초등학교 교육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성인이 된 후의 사회생활에도 지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언어나 숫자 교육은 따로 시키지 않지만, 아이들을 위한 기초체육, 음악·미술 교육, 독서 활동은 진행한다. 이런 수업은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된 공교육인 만큼 교원자격을 갖춘 교사에 의해 이뤄진다.

네덜란드 학부모들은 별도의 교육비 부담이 없는데다가 자격과 전문성을 가진 교사에게 어린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유치원 공교육에 만족해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3·4세 누리과정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공립보다는 사립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여서, 아직도 유치원 교육비가 매달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이 넘게 들어간다. 유치원교육의 질도 시설과 교사에 따라 크게 차이를 보여, 일부 사립유치원의 경우 치열한 입학경쟁 진풍경까지 벌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도 이제 유치원교육의 진정한 공교육화를 위한 방안을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정현숙 ‘공교육 천국 네덜란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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