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박근혜 정부의 교육복지 국정과제인 누리과정·초등돌봄교실‧고교 무상교육의 내년 시행 예산 5조원 중 3조원을 국고로 편성해달라고 기획재정부에 요구했다.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2천억원도채 증액되지 않아 빚더미 시도교육청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13일 기재부에 제출한 2015년 교육 세출예산 요구안은 총액 59조 8753억원(예산 55조 6262억원, 기금 4조 756억원)으로 올해 예산 54조 2481억원보다 5조6272억원 증액(10.4%)한 규모다.
이중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41조 654억원으로 올 예산 40조 8681억원에 비해 고작 1973억원 증액되는데 그쳤다. 사실상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못한 액수로 인건비 상승분만 반영해도 마이너스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올해 예산 부족으로 1년 유보했던 고교 무상교육 시행과 전액 교부금 사업이던 누리과정, 그리고 초등 돌봄교실 확대에 필요한 5조원 중 3조 567억원을 국고에 반영하는 예산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읍면‧도서벽지부터 우선 도입하는 고교 무상교육 2422억원, 누리과정 중 어린이집 지원분 2조 1545억원(유치원 지원분 2조원은 교부금에서 부담), 그리고 초등 3~4학년까지 확대하는 돌봄교실 6600억원 등 총 3조 567억여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요구가 다 반영돼도 시도교육청은 무상급식과 이번 선거에서 약속한 또다른 교육복지 사업 때문에 재정 상황이 더 나빠질 형편”이라며 “낡은 학교시설 개선이 내년에도 축소되면 학생들의 안전, 학습환경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정 당국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기재부 담당자는 “국비로 지원하긴 어렵다. 시도교육청이 세출 구조조정과 사업시기 연기로 극복해야 한다”며 “그래도 어려우면 지방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예정된 1조 8000억원의 지방채 발행까지 합하면 시도교육청은 지방채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할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학교 시설환경 개선이 어려워지고 학교 교육활동도 위축될 전망이다. 전남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비가 새거나 붕괴될 정도의 상황이 아니면 개보수가 힘들고 교원 연수나 학교기본운영비 증액 지원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교육 예산안(국고분)에는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사업 4조 3414억원(4747억원 증액) △국립대학 운영지원 3조 8923억원(1조 5277억원 증액) 등이 주요사업으로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