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마음 이어주는 멘토링 여행, 함께 떠나요"

2014.09.20 21:59:10


경기 안산중, 7년째 ‘참사랑 답사’ 실시
학생·교사·지역 인사 참여…소통의 장

가을 날씨가 완연했던 13일 오전, 학생과 일반인으로 구성된 여행객 40여 명이 경기 탄도항에 모였다. 항에서 이들을 맞이한 건 두 대의 요트. 10여 명씩 나눠 차례로 요트에 올랐다. 요트가 잔잔한 파도를 가르며 바다로 나아가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려는 듯, 온 몸으로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았다.

이날 여행은 여느 여행과는 조금 달랐다. 학생과 일반인이 짝을 이뤄 떠나는 멘토링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여정에 나섰지만, 요트에서 내릴 즈음에는 단짝처럼 가까워져 있었다. 평소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경기 안산중의 인성교육 프로그램 ‘참사랑 답사’ 현장이다.

안산중은 지난 2008년부터 참사랑 답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희우 교장은 “올해로 7년째 운영되는 참사랑 답사는 우리 학교의 자랑”이라고 설명했다.

“7년 전, 동문회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급식비 지원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학생들은 이미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었지요. 문득 그 비용으로 일대일 멘토링 여행을 떠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참사랑 답사입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입학해 졸업할 때까지 한 번 이상 답사를 떠난답니다.”

참사랑 답사를 떠날 때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 인사가 짝을 이뤄 멘토와 멘티가 된다. 무작위로 짝을 정하는 게 원칙이다. 여행하는 순간만큼은 학생, 교사, 부모라는 이름표는 벗어 던진다. 다만 일거수일투족 함께 할 파트너의 역할만 남긴다. 이번 답사는 탄도항 요트 체험, 대부 바다향기 테마파크와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 조력발전소 방문 등 안산시 곳곳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오전 8시 학교에서 출발해 탄도항으로 향하는 길. 전 교장은 여행 가이드를 자처했다. 안산시의 역사와 문화, 인물에 대한 정보를 담은 자료를 나눠주고 설명을 곁들였다. “설명한 내용으로 보물찾기와 퀴즈쇼를 진행하겠다”는 그의 이야기에 참가자들의 눈이 ‘반짝’ 빛났다. 한 시간 후, 탄도항에 도착한 일행은 구명조끼를 입고 요트에 올랐다.

일일 멘토로 나선 지역 인사 노영배 씨는 “지난 답사에 이은 두 번째 참여”라면서 “보람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라고 했다.

“전희우 교장의 권유로 참사랑 답사에 참여했습니다. 첫 번째는 1박 2일 문경 여행이었어요. 손자뻘 되는 학생과 짝을 이뤄 여행을 떠난다는 게 무척 설레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서먹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떠난 여행에서 오히려 많은 걸 얻어갑니다.”

교사들에게도 답사는 특별한 경험이다. 장재경 교사는 “그동안 몰랐던 제자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말이 별로 없고 소극적이던 아이가 있었어요. 선생님 앞에서는 특히나 수줍음을 많이 탔죠. 학교 밖으로 나오자, 달라졌어요. 가족 이야기부터 관심사, 여행에서 느낀 점 등을 멘토에게 술술 이야기하는 거예요. 처음 보는 모습에 놀랐지만, 학생을 지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소스를 얻었답니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여행을 다녀온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서로 참가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요트를 처음 타봤다는 3학년 김슬빈 군은 “평소 서먹했던 선생님과 짝을 이뤄 여행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선생님과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달리는 버스에선 퀴즈쇼가 펼쳐졌다. 보물찾기 시간에 발견한 쪽지에 적힌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쪽지에는 안산시의 역사·문화·인물 키워드가 쓰여 있었다. 사회자로 나선 전 교장은 “적극적으로 발표하는 사람에게 상품을 주겠다”며 호응을 이끌었다. 그렇게 한 명도 빠짐없이 퀴즈쇼에 참여했다.

안산중의 참사랑 답사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전 교장은 “더 많은 학생과 교사, 지역 인사들이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명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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