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공교육 천국의 유일한 사교육 ‘수영’

2014.10.10 12:03:03



생존 위해 실제상황 가정
4세 유아도 옷 입고 평영
초등생은 친구 구조 배워


공교육 천국 네덜란드에도 사교육 열풍이 있다. 네덜란드의 유일한 사교육 열풍은 ‘수영교육’이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수영을 배울 수 있는데도 부모들은 자녀가 만 4살이 될 때부터 수영 자격증 시험을 보게 할 만큼 수영 조기교육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

이 때문에 수영교육은 대부분 만 2~3세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얕은 물속에서 물장구치기, 물놀이 등으로 먼저 물과 친해진 뒤 서서히 수영의 재미를 맛보면서 본격적으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다.

수영자격증 시험은 A, B. C급과 구조수영으로 나뉜다. 4세에는 가장 기초가 되는 A급 자격시험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은 그 전 연령대의 자녀에게 한주에 두 번 정도 레슨을 통해 시험에 대비하도록 한다. 레슨비용은 10회에 보통 3만 원 정도다.

네덜란드 수영자격증 시험은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수영으로 물에 빠졌을 때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는가를 본다. 그런데 그 강도가 여간 높은 게 아니다. 수영복을 입고 고개를 내민 상태에서 물안경도 쓰지 않고 평영으로 50미터를 왔다 갔다 해야 하고 또 가벼운 옷과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평영, 배영으로 다시 50미터를 왕복해야 한다.

4살 아이들이 잠수해 3미터 깊이의 구멍을 통과해야 하고, 물에 빠진 상태에서 고개를 내놓고 손과 발로만 수영해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지를 보고 통과시키기에 어린이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수영레슨을 하는 과정에서 코치가 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응시한 유치원생들은 대다수가 합격한다.

아이들에게 이처럼 일찍부터 수영을 열성적으로 배우도록 하는 가장 큰 목적은 물에 빠져도 혼자 수영해 살아남게 하려는 것이다. 네덜란드가 물과의 전쟁을 치른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이 생일파티를 수영장에서 많이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수영장에서 생일파티를 한다. 아이들이 수영을 못하면 부모가 계속 물속에 따라 다녀야해서 곤욕을 치러야 한다.

이 같은 수영 사교육 열성 때문에 초등 3학년이 되면 수영은 모두가 배우는 스포츠가 된다. 대다수의 학생이 이미 A급 자격증을 갖고 있어 학생들은 B·C급이나 구조자격증을 대비한다. B급이나 C급 자격증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가벼운 옷이 아닌 평상복과 운동화를 신은 상태로 수영을 해야 한다. 구조자격증은 정말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역량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정말 쉽지 않지만 대다수가 이 자격증도 취득하게 된다.

학교에서의 수영교육은 모두 무료다. 시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을 관내 학교들이 돌아가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강도 높은 학교 수영이지만 접영은 가르치지 않는다. 생존을 위한 수영 이외의 수영을 더 배우길 원하는 학생은 수영클럽에 들어가 배워야 한다.

강도 높은 학교 수영교육과 조기 수영교육 열풍 덕분에 네덜란드에서는 여름휴가철 바닷가에서 어린 자녀가 물속에서 마음껏 수영하는 상황에서 부모들도 여유롭게 수영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영강국 네덜란드의 모습이다.

세월호 사건 이후 현장체험 중의 학생안전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해상 여행이나 물놀이에서는 수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절실한 만큼 우리 학교에서도 생존을 위한 수영을 부담 없이 배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정현숙 ‘공교육 천국 네덜란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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