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급우 이해서 출발
보조교사 등 지원 적극적
네덜란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도 일반 학생들과 똑같은 교육혜택을 누리게 하고 있다. 다문화교육의 초점은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국제이해교육에 두고 있다. 물론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지원도 적극적이다. 모로코나 터키 등 이슬람권 국가 자녀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이슬람 학교까지 세워 줄 정도다.
네덜란드는 유럽국가 중에서도 이주민이 많다. 다문화가정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특히 암스테르담이나 로테르담 같은 대도시는 10명 중 3명이 다문화가정, 즉 아프리카나 인도네시아, 모로코, 중국 등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살 정도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는 초·중·고교를 비롯해 대학까지 다문화 교육풍토가 자연스럽게 이미 자리 잡고 있다.
초등학교의 다문화교육은 옆 친구를 이해하고 그 문화를 알자는 내용으로 아주 쉽게 이뤄진다. 예를 들어 같은 반 학생 중에 중국에서 이주해온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을 알기 위해 교사가 중국에 대해 알아보자는 내용의 과제를 내준다.
그러면 학생들은 인터넷이나 도서관 자료 등을 통해 중국의 문화와 관습, 음식 등 다양한 주제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와 학교에서 발표한다. 중국 친구는 중국의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소품이나 의복, 음식 등을 준비해가기도 하는 등 중국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교육을 받는다.
네덜란드에는 특히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비롯해 터키, 모로코, 수리남 등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의 이주민이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상황이라 초등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다문화 가정 친구들을 통한 자연스러운 교육이 가능하다.
이 같은 다문화교육은 중·고교에 들어가면 세계사 등을 통해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와 관습 등을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정보를 통해 배우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물론 중·고교 역시 반 친구들 중 이주민 학생이 많은 만큼 학교축제에서 다양한 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기획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서로 다른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삶의 중요성을 배우게 하고 있다.
네덜란드 학교들은 이런 방식으로 문화적인 다양성을 가르칠 뿐 아니라 이주민 자녀들의 언어 문제도 신경을 쓰고 있다. 언어권이 다른 곳에서 온 아이들을 배려해 수업시간 외에 이주민 학생에게 보조교사를 통해 네덜란드어를 보다 빨리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성인들의 경우 언어학교 등을 통해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있다.
이주민 부모나 장기체류 외국인 부모까지 불법이민이나 불법체류를 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네덜란드 아이들과 동일한 양육비가 지원된다. 자녀양육비는 자녀가 만 18세가 되기 전까지 3개월에 한 번씩 지원되는데, 보통 자녀 당 100유로(약 15만 원) 정도다. 아이가 3명이면 300유로(약 45만 원)를 지원받는 셈이다.
또 네덜란드는 기독교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터키나 모로코 등 이슬람국가에서 온 다문화 부모들이 이슬람학교 세워주기를 요청하자 암스테르담이나 로테르담 등에 이슬람 학생들을 위한 이슬람 초등학교를 세워 지원할 정도로 이주민에 대한 정책이 호의적이다.
그러나 최근 이주민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세금부담이 늘자 이에 대한 자국민들의 반대의견도 높아지고 있다. 그에 따라 다문화가정 지원정책에 전면적인 검토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