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내용 현재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2014.11.13 13:24:49

주제중심 통합수업 하기엔 학습량 많아
핵심성취기준 보완해 과감한 감축 필요

제4차 국가교육과정포럼

통합사회·통합과학
교육과정 뿐 아니라 ‘교과내용’ 연수 절실
수업자료집 개발, 교과협의회 활성화 필수

소프트웨어 교육
초·중등 정보교육의 체계성 확립이 관건
현 교사 역량강화, 교원 확충 뒤따라야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새교육개혁포럼’(상임대표 안양옥)이 주최하고 교육부와 서울·광주시교육청이 후원한 제4차 국가교육과정포럼 ‘수업이 바뀌면 인성도 UP! 꿈과 끼 살리는 스마트 수업과 평가’가 1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9월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발표 후 처음 열린 현장교원 중심 교육과정포럼이어서 800여 명의 교원·교육관계자들이 몰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특히 교육과정에 새로 도입되는 통합사회, 통합과학, SW교육 등과 관련해 교실 안착을 위한 교원들의 현실성 있는 제언이 이어져 이목이 집중됐다.

‘자유학기제 과학 수업, 평가 그리고 통합과학을 위한 제언’을 발표한 송우석 전주중앙중 교사는 과학을 비롯한 국어, 수학, 영어 교과 내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파격 제안했다. 송 교사는 “주제중심 통합수업을 위해서는 교과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추진해야 하는데 현재 교과 내용은 이런 활동을 하기에 너무 양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과 내, 교과 간 주제 중심 통합수업이 가능하려면 각 교과에서 제시되는 개념을 묶을 수 있는 ‘통합개념’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고, 핵심 성취기준을 보완해 모든 교과의 내용을 과감히 감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교사는 “통합과학 역시 과학탐구 설계 및 수행과정을 중심으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요소들을 확장하지 말고 각 과목의 ‘필수 요소’들만 추출해 교과서를 편성해야 한다”고 했다.

잦은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여건 마련도 주문했다. 이영호 서울 압구정고 수석교사는 ‘사회과 교수·학습 실제와 통합교과 제언’ 주제발표에서 “통합사회과가 질 낮은 교육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려면 기존의 교육과정 소개와 수업방법 연수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교과 내용’에 대한 연수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업무와 생활지도에 쫓기는 교사들이 직접 수업자료를 개발하기는 어렵다”며 “현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수업자료집 개발, 교과협의회 활성화, 교과교실 설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주제발표를 한 주지석 광주공고 교사는 “초·중등 정보교육의 체계성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교사는 “2007 개정교육과정 이전에는 응용소프트웨어 등 컴퓨터 소양 갖추기 교육이었는데, 초등에서 특별활동 형태로 응용소프트웨어 교육이 계속되면서 이와 유사한 내용의 중·고 수업이 반복돼 정보교과의 무용론이 야기됐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각급 학교별 위계를 명확히 하고 표준 교재를 개발하는 등 세심한 계획과 배려가 필요하며 현 정보교사 역량 강화와 교원확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밖에도 e-포트폴리오 활용 수업·평가(이인순 서울한양초 교사), 실천적 행동 중심 가정과 교육과정 재구성 및 수업사례(김순주 광주 용두중 교감), 질문과 대화가 살아있는 유대인의 하브루타 공동체 교육방법(유상은 대구 심인중 교사), 인성교육 실현을 위한 교육연극 활성화 방안(안병철 경남 함양중 교사), 진로교육을 통한 고교 인성교육 방안(김종호 전남 함평고 교감) 등이 발표됐다.

교육과정에 대한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국가교육과정포럼’은 지난 6월부터 1차 ‘현장으로부터 교육과정 개정에 바란다’, 2차 ‘고교 문·이과 통합교육과정’, 3차 ‘창의적 체험활동과 안전교육’ 등을 주제로 개최됐다. 내년 1월13일 대전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열리는 마지막 제5차 포럼에서는 교원·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국가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종합 제언을 하게 된다. 또 포럼에 앞서 1월 12~13일 양일간 전국 초·중·고 교원 200여 명이 참가하는 ‘교육과정 재구성(교과서 저자되기) 워크숍’도 실시된다.
이상미 smlee24@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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