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벅찬 시간이었다”
○…수업 실연을 마친 교대 학생들의 얼굴은 한껏 상기돼 있었다. 대회가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에 대한 아쉬움, 생애 첫 수업을 해냈다는 벅찬 감동이 교차했다.
대기실에서 만난 김민경(제주대 교대) 씨는 6학년생을 대상으로 실과를 가르쳤다. ‘나의 꿈자리표’를 만들어 일과 진로에 대해 알아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그는 “아이들을 처음 만나 수업을 하다 보니 분위기가 경직돼 아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늘 수업을 자평하자면, 5점 만점에 3점 정도예요.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내용을 구성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어요. 누구나 자신만의 교육 철학을 갖고 있잖아요. 그걸 수업에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였죠. 긴장하는 바람에 준비한 걸 100%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3학년 도덕 수업을 맡은 옥현진(청주교대) 씨는 “한 과목, 한 주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할 기회였다”고 했다.
“스스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교단에 서니까 변수가 생겼어요. 아이들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라 어디에 기준을 두고 수업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앞으로 수업 계획안을 짤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내용으로 체크해뒀죠.”
도덕 수업 실연 부문에서 1등급을 받은 정지원(대구교대) 씨도 “석 달 가까이 수업을 준비하면서 좌절과 슬럼프도 맛봤지만, 선배 교사와 교수님 덕분에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6학년 때 만난 담임선생님의 영향으로 교대에 진학했어요.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수업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선생님의 열정과 노력에 반했거든요. 대회를 통해 기본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아무리 화려한 교수법을 동원한다 해도 교과서를 충분히 연구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거든요. 기본에 충실하면서 열정과 노력으로 수업을 이끄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교사, 아이들 위해 존재
○…수업 실연자와 비평문 쓰기 참가자, 심사위원이 참여한 과목별 수업 협의회에서는 따끔한 충고와 조언, 칭찬이 오갔다.
수학 수업 비평에 참가한 손지영(청주교대) 씨는 “실연자들이 관찰 평가 위주로 수업을 진행한 점이 아쉬웠다. 수학은 평가가 중요한 과목인 만큼 인지적인 부분을 평가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민지(서울교대) 씨는 “요즘 화두인 창의인성 요소를 수업에 얼마나 반영했는지를 눈여겨봤다”면서 “소수 계산법을 가르치는 게 쉽지 않은데 다양한 학습 자료를 활용해 창의력도 키우고 원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을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심사위원으로 나선 고정련 인천 학산초 교사는 “참가자들이 수업을 준비하고 참관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있어요.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려면 더 많이 공부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오늘 여러분은 그 첫 발을 내딛은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이해해야 좋은 수업을 할 수 있습니다.”
최명선 대구 삼덕초 교사도 “이번 대회는 수업의 정답이 아닌 좋은 답을 찾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일방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토론·토의를 통해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말과 언어로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수업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