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내 교육강국 지위
국내 정치 불안 등에 흔들
유학생 20만 명 유치 추진
이집트가 아프리카·아랍권 유학생을 3년 내 2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이집트의 아프리카·아랍권 유학생 숫자는 5만 3000명으로 목표는 이보다 4배 더 많은 숫자다.
이집트 교육부는 대학정책을 기획, 조정, 관리하는 대학최고위원회가 지난달 25일 이 같은 유학생 유치 전략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이집트는 현재 전체 국제 유학생 중 1.4%를 유치하고 있다. 이집트는 이런 유학생 유치 비중을 높이기 위해 고등교육 인지도 제고, 교수·연구·캠퍼스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계획 수립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학들은 향후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의 연구에 집중하고, 지역 내 연구기관·고등교육기관과의 협업 확대를 연구력에 대한 인지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 국제 고등교육단체나 장학금 제공기관과의 협약을 통한 교환학생 확대, 각국의 이집트문화원을 통한 국제협력 활성화도 추진될 예정이다. 유학생 정보 제공을 위해 대학별 웹사이트 구축과 소셜 미디어 활용도 촉진된다.
이집트가 아프리카·아랍권 교육허브가 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그동안 지역 내 교육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가 국내 정치 불안과 아랍에미리트 등 경쟁국의 국제교육 교류 확대에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지난해 ‘아랍지역 우수대학 순위’에 가장 많은 21개 대학을 올렸다. 전체 대학 중 23.1%가 이집트 대학이었다. 글로벌대학 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의 아랍지역 대학 순위에서도 8개 대학이 50위에 들었다.
마그디 타와픽 아브델하미드 카이로 국립연구센터 교수는 “이집트에서는 24개 공립대에 약 200만 명의 학생과 19개 사립대에 6만 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며 “아랍·아프리카권의 교육 허브가 될 조건을 갖췄다”고 이번 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저렴한 여행비용과 문화적 유사성도 이 지역 학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인”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이집트의 정치 불안이 유학생 유치에 장벽이 되기 시작했다. 연이은 반정부 시위와 과격 진압, 군부에 의한 정권 장악 등으로 인해 유학생들이 이집트에 오기를 꺼리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