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의 기적’ 전파, "생명 존중 실천해요"

2015.03.05 16:15:35

대전 서일여고 RCY



전국 최고 심폐소생술 실력
대전역에서 무료 교육 봉사
“재능 기부하고 이타심 길러”


매월 셋째 주 토요일, 대전역 대합실에는 작은 부스가 마련된다. 앳된 얼굴의 여학생 10여 명이 마련한 특별한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무료 심폐소생술(CPR) 교육’이 그것. 대전역을 오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해 심정지 환자의 구조 호흡법과 심폐소생술을 가르친다. ‘심폐소생술 전도사’로 나선 주인공은 바로 대전 서일여고 청소년적십자(RCY) 단원들이다.

이들이 재능 기부에 나선 데는 사연이 있다. 3년 전, 한 학생이 등굣길 버스 안에서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송인철 교사는 “당시 심폐소생술만 제대로 했더라면 안타까운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말문을 흐렸다.

“심장이 멈춘 후 1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생존율은 97%나 됩니다. 2분 이내일 경우에는 90%나 되죠. 하지만 4분을 넘기는 순간 생존율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집니다. 이때부터 뇌 손상이 시작되죠. 사고가 일어났을 때 가능한 빨리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심폐소생술을 ‘4분의 기적’이라고도 부릅니다.”

사고 이후 학교에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응급처치 교육과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누구나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었다. 같은 이유로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으려는 강력한 의지였다. 교육은 동아리 활동 시간과 체육 수업시간에 진행됐다.

특히 RCY 단원들은 지도 교사의 도움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심화 교육을 받았다. 이들의 실력은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지난해 대전 지역 응급처치법 경연대회에서 1위를 거머쥐는가 하면 제3회 전국 심폐소생술 경연대회에서도 1위에 올랐다.

송 교사는 “위급 상황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은 통계적으로 자신의 집”이라면서 “더 많은 사람이 심폐소생술을 익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대전역에서 무료 교육 봉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부담스러워 하는 시민도 많았습니다. 자신 없다며 손사래 치는 분들도 있었지요.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실습 마네킹으로 시범을 보이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여하는 사람도 점점 늘었습니다. 나중에는 힘내라고 음료를 선물한 분, 한 달 후 감사하다며 다시 부스를 찾는 분도 있었어요.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재능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동시에 나눔의 즐거움을 경험했습니다.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돌아볼 기회도 얻었죠. ‘찾아가는 심폐소생술 교육’의 확대, 보급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환자가 숨을 쉬지 않을 때(심폐소생술)>

1. 환자의 반응 확인 및 119 신고
환자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큰소리로 “괜찮으세요?”라고 묻고 반응을 확인한 후 즉시 119에 신고한다.

2. 가슴 압박(30회)
환자의 양쪽 유두 사이 가운데 지점을 깍지 낀 손바닥으로 양쪽 어깨 힘을 이용해 분당 100~120회 속도, 5~6cm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압박한다.

3. 인공호흡(2회)
한 손으로 턱을 들어 올리고 다른 손으로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개방시킨다. 머리를 젖힌 손의 검지와 엄지로 코를 막은 뒤 환자의 입에 숨을 2회 불어 넣는다. 숨을 불어 넣을 때 환자의 가슴이 상승하는지 관찰한다.

4. 무한 반복
119가 도착할 때까지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을 30:2 비율로 반복한다.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환자가 스스로 숨을 쉬거나 움직일 경우 심폐소생술을 중단할 수 있다.
김명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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