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人災는 막자…안전학교 만들기 온힘

2015.03.30 14:33:09

상급생 인솔 집단등교 대표적
차량 출근, 방문객 출입 제한
시설 갖추고 안전교과 가르쳐
국제안전학교 인증받기 열풍

일본은 학생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갖춘 학교나 도시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국민들은 자연 재해에 대해서는 제어할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이지만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예방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그래서 유치원 때부터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세부적인 안전 규칙 등을 실천하며 사건·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초등학생 ‘집단 등교’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일본에서는 학생 안전 대책으로 초등학생의 등하교 시에 상급생이 하급생을 데리고 다니도록 하고 있다. 마을의 일정한 장소에 모여 집단 등교를 하는데 상급생이 호루라기를 목에 걸고 하급생들을 보호하면서 등교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학생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그 마을의 어른들이 교대로 나와 학생들을 일일이 점검, 지도한다.

일본의 초등학교는 일과 중에는 정문을 개방하지 않는다. 출입자는 방명록에 이름과 용무를 기입하고 명찰을 달고 교내에 들어가야 한다. 차량은 절대로 운동장에 들어올 수 없고 주차도 안 된다. 차량을 가지고 학교에 출근하는 공립학교 교직원은 징계 대상이 된다. 그 만큼 학생들의 안전을 중요시 하고 있다.

그런 만큼 학부모들은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학교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끼고 해당 학교의 입학을 기피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학교마다 안전한 학교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국제안전학교(ISS·International Safe School)’라는 인증서를 받아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려는 학교나 도시 등도 있다. 이 인증서는 세계보건기구의 하부조직인 WHO지역안전추진협동센터가 발급하는 것으로 그 대상은 보육원에서 대학까지이며 인증기간은 3년이다. 안전교육 활동 및 안전시설 마련과 학교 구성원 및 지역사회와의 연계 활동 등에 관한 구체적인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활동 내용과 성과가 좋지 않으면 인증은 취소된다.

일본에서는 최초로 오사카교육대학 부속 이케다 소학교가 2010년 국제안전학교 인증을 받았다. 국제적 인증을 받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학교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키면서까지 인증을 받기 위해 힘쓴 이유가 있다. 바로 2001년 학교에 침입한 괴한에 의해 학생 8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던 이 사건으로 인해 이 학교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었다. 안전의식을 높이고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학생, 교직원들의 훈련이 절실했기에 학교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학교는 생명을 지키는 수업의 일환으로 ‘안전교과’라는 교과서를 만들어 전 학년에 가르치고 학교 안과 밖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실전 훈련 등을 실시했다.

이 학교에서 인증서를 받게 되자 많은 학교들이 안전 학교 만들기에 애썼다. 그 결과 현재 일본에서는 5개 학교가 인증서를 받았으며 상당수의 학교가 이 인증서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에는 약 130개 학교가 이 인증서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증서를 취득한 학교가 지역에 있으면 지역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고 젊은이가 늘어나 지역의 활력소로 이어진다고 주민들은 판단하고 있다.

한편, 2012년 교토 가메오카시(龜岡市)에서는 초등학교 학생 10명이 집단 등교 중에 폭주족에 죽거나 다친 사고를 계기로 보육소, 초등학교 등 10개 기관이 협조해 안전대책을 수립해 실시하고 있다. 우선 학생들에게 집단 등교 시 상급생이 해야 할 역할을 구체화했다. 좁은 골목에서 차량이 지나갈 때는 상급생이 하급생들의 보행을 중지시키고 도로가 급격하게 굽어져 있는 곳에서는 차에서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 곳이니 주의를 하게 했다. 등하교시의 위험한 장소를 확인하고 이를 표시한 등하교 지도도 만들어 배포했다. 또 학생들은 자전거 안전교실에 참가하고 경찰서에서 자전거운전면허증을 받도록 했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국제안전도시’로 인증받기 위한 실사를 통해 오는 7월 WHO로부터 인증서를 받을 예정이다.
최철배 일본 고베시 아시야 대학 대학원 교육학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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