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 중 7%는 사실상 ‘까막눈’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통계청 자료 등을 인용해 교육부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중 글자는 읽을 수 있으나 문장 이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비문해자와 반문해자가 260만 여명(대상 인구의 7%)이고, 20세 이하 저학력 문해 교육대상 국민이 577만 여명(대상인구의 15.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각한 대한민국 교육의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돌이켜보면 해방 후 미군정기 당시 78%에 달하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초·중등교육과정에서 문자교육을 강화하고 문교부 내 성인교육국을 설치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이제 우리 국민의 문맹은 거의 해소된 줄 알았다. 그러나 형식적 문맹만 해소됐을 뿐이었다. 쉬운 한글을 바탕으로 문자를 단순히 읽고 쓰는 수준의 교육에 머문 나머지 문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문해력은 등한시 한 결과다. 그동안의 우리 교육이 반쪽짜리 교육이었다는 반증이다.
외국의 사례를 들면 핀란드는 일찍이 무제한 교육 투자 정책으로 문해율 100%를 달성했고 미국에서는 아동낙오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을 통해 연간 약 1조614억 원을 투자해 정확히 읽고 이해하는 기초·기본 능력의 함양을 강조했다. 뉴질랜드에서도 초교 2학년 때 읽기와 쓰기 평가를 시행해 학습부진학생 구제에 연간 525여억 원을 투자하는 등 많은 선진국에서 문해력 증진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도 다문화가정, 새터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이 전체의 1%가 넘는 5만 여명으로 나타난 만큼 문해교육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문해교육, 기초·기본을 비롯한 공교육 강화를 통해 올곧은 행복교육 구현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