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쓰레기, 시설 훼손 골치
“메르스 사태 나몰라라 하나”
교원·학부모·일반직 모두 반대
서울시의회가 ‘학교시설 교육목적 외 개방 확대’를 골자로 한 조례개정안을 발의해 교원, 학부모, 일반직 공무원 등 모두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학생안전과 학교예산이 심각하게 침해당할 것”이라며 조례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이 조례안은 22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진행되는 시의회 정례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 그 시기가 임박한 만큼 학교구성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앞서 지난 9일 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인 황준환 새누리당 의원(강서3)은 학교시설 이용에 있어 ‘교육·체육·문화활동’에 국한돼 있는 것을 지역의 종교단체나 직능단체 등에도 개방해 이용을 확대하는 ‘서울특별시립학교 시설의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고 시의원 18명이 찬성한 바 있다.
그러나 교원, 학부모, 일반직 공무원 등 학교구성원들은 조례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현장 몰이해에서 나온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폐지를 촉구했다. 학생안전을 위협하고, 쓰레기 증가와 시설훼손 등으로 인한 보수비용 증가로 학교예산이 침해되는 문제로까지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서울 A초 2학년생 자녀를 둔 30대 학부모 B씨는 “메르스 위험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안전을 더욱 확고히 해도 모자랄 판에 개방을 확대한다니 어이가 없다”며 “정치권의 안전 불감증이 시의원들에게 전염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학교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서울교육청도 이런 반대 내용을 담은 검토의견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같은 당 송재형 의원(강동)도 이의를 달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 발의한 황 의원 지역구인 강서3구에서도 논란이다. 한 학부모는 “황 의원이 출석하는 교회의 편의를 봐주느라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해당 종교시설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또 시민들은 이와 유사한 조례안이 지난 2013년 11월 7일 발의됐다 무산됐는데 다시 꺼낸 만큼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당시 이정훈, 서윤기, 임형균 의원이 발의했다 시민, 교직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서울교총은 “현재 지역주민과 체육동호인들에게 개방한 학교들도 많은 문제가 따르고 있는 판에 추가 확대하는 경우 또 다른 민원 발생만 가중시킬 것”이라면서 “현재 조례가 잘 정착돼 가고 있는 만큼 현행대로 유지하고 개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