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소리, 다음 세대에 전하고파

2015.07.09 18:00:15



기우현 서울 서초고 교사
대 이어 한국 輓歌集 펴내


기우현 서울 서초고 교사가 최근 ‘한국만가집-호서편’을 출간했다. 국어 교사였던 선친(故 기노을 시인)이 9년간 발로 뛰면서 기록한 만가 121편(충남·대전 72편, 충북 49편)을 수록했다. 기 교사는 “7년 전, 아버지가 남긴 만가와 고적(古跡) 답사기를 정리해 세상에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버님은 우리 전통문화 유산인 만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현실을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만가를 ‘인생의 마지막 길을 향도하는 이정표와 같고 인생 최후의 길을 밝혀 주는 호롱불과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현재까지 남아있는 만가를 후대에 전하기 위해 작고하시기 전까지 장장 9년간 채록에 몰두하셨죠.”

만가는 우리나라 구전 민요의 하나로, 상여를 메고 갈 때 부르는 노래다. 민중문학인 동시에 민속(民俗) 그 자체인 만가는 보존해야 할 소중한 전통문화 유산이다. 하지만 구전으로 전해지다 보니 현재까지 남아있는 게 많지 않다. 기 교사가 펴낸 한국만가집이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 기노을 시인은 1990년에도 ‘한국만가집-호남·제주편’을 펴냈다. 1983년부터 제주도, 호남, 호서, 경기도 일부 지역을 찾아가 직접 그곳에서 전해지고 있는 만가를 발굴해냈다. 호남·제주편이 출간된 당시 한국 만가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온전히 기록했다는 점에서 ‘한국 상여소리 연구의 획기적인 업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 교사는 “우리나라 전역의 만가를 기록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일부 지역이라도 정리해 남길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만가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음원 파일 55개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명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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