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교사, 교육감-교사 간담회 발언으로 교내에서 갈등 겪다 징계
게시판에 문제 제기하자 무단삭제…“비서실장 문제 거론 부담되는 듯”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측근 실수를 덮어주려 ‘불통’을 자초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내 한 교사가 지난 4월 교육청 인터넷게시판에 자신에 대한 ‘수상한’ 감사와 징계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지만, 세종교육청 측은 이 교사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글을 삭제하고 게시판을 아예 비공개로 전환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소통을 강조하며 당선된 최 교육감이 오히려 ‘불통 교육감’ 오명을 안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7월 ‘교육감과의 간담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 교사들과 소통하겠다며 마련한 이 자리에 참석한 A초 B교사는 최 교육감에게 학교 내 불법 찬조금 문화 근절, 경직된 상하구조 완화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A초 관계자 귀에 들어가게 됐고, 이후 B교사는 교내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으며 내신까지 강요받자 시교육청에 잇따라 도움을 요청했다. B교사 주장에 의하면 이 과정에서 송대헌 비서실장의 민원제출 권유가 있었는데, 여기서부터 일이 꼬였다.
B교사는 “당시 송 실장은 내게 인터넷게시판에 민원을 제기할 것을 강요했고, 나는 ‘그건 할 짓이 아니다’라고 거절했으나 송 실장이 오히려 세 차례나 강요해 이행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민원해결 차원에서 찾아온 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이후 감사를 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하지도 않은 욕설로 인한 품위유지 위반과 행정업무 미비 등으로 인해 견책 징계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교육감과의 간담회에서 거론된 문제로 어려움에 처했으니 도움을 달란 이야기였는데, 송 실장의 민원권유로 일이 오히려 더 복잡하게 됐다는 것이다.
징계에 불복한 B교사는 교육부 소청에서도 별다른 이득을 얻지 못하고 징계가 확정되자 지난 4월 ‘세종교육톡톡’ 게시판에 두 건의 글을 올려 문제제기를 했다. 하지만 하나는 비공개로 바뀌었고 하나는 삭제됐다. 이후 시교육청은 ‘세종교육톡톡’ 게시판을 비공개로 전환, 세종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게시판은 아예 사라졌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해당 글을 읽어본 이들은 최 교육감 측근인 송 실장 관련 이야기가 문제가 된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해당 사실여부를 따지기 시작하면 문제가 커질 것으로 여겨 은폐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B교사 글을 봤다는 한 시민은 “최 교육감에 대한 원망스러운 이야기가 있긴 했으나 그것 자체는 하소연 정도라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송 실장이 민원을 강요한 내용은 물의가 따를만하다”며 “그 문제가 아니라면 소통을 강조하는 최 교육감이 여론 악화를 감수하면서 덮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추궁받기도 했다. 당시 유 의원은 “세종교육청이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두개 게시판 중 하나인 세종교육톡톡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은 소통을 중시하는 최 교육감 정책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최 교육감은 “올라온 글의 내용을 확인해 보니 사실이 아니어서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이트를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B교사는 자신에 대한 감사와 징계 등이 부당하다며 최 교육감을 상대로 ‘견책처분취소’ 행정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