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사회적 계층이 고르게 섞일 수 있도록 교육 구역을 새로 설정하는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8일 프랑스 국무총리 산하기구인 프랑스 전략(France Stratégie)위원회에서는 출생지역이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접근성, 고소득 전문직 진출을 통한 사회적 계층 상승의 기회에 큰 영향을 준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앵드로 지역이나 크루즈, 노르파드칼레주, 피까르디, 푸아투샤랑트 등의 지역에서는 서민층 자녀의 24.7%만이 고위 전문가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브루타뉴, 아키텐, 파리 지역에서는 47%로 집계돼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에서는 이같은 차이가 지역의 경제력과 연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제력이 높은 지역에서는 10명 중 6명이 신분 상승의 기회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경제력이 낮은 지역의 학생들에 비해 보다 많은 교육적 기회, 다양한 사회문화적 경험과 구직 창구가 제공된다는 점이 언급됐다. 즉, 불평등한 사회적 계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을 교육에서 찾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 진학률이 저조한 지역을 특별 구역으로 인식하고 지원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진학을 장려하고 전문직업고등학교를 적극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 대입 전에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상담·관리를 하는 국가기관인 APB(Admission Postbac)의 역할도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어디에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적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랑스 교육부도 중학생 학부모의 사회적 계층에 대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통합(social mix)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지역 70여 개 학교에는 가정 형편이 열악한 학생이 82%나 되는 반면, 다른 지역 70여개 학교에는 단지 3% 미만이 재학 중인 것으로 조사되는 등 사회계층별 분리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사회적 계층이 고르게 섞일 수 있도록 학교를 배정하는 교육 구역 개혁을 시행하기로 했다. 새로운 교육 구역 제도를 설정하고 공동구역에서는 여러 학군의 학생을 모두 받을 수 있도록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 공청회를 진행하며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 구역제도는 시범 운영 등을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교육구역 재설정은 프랑스의 행정구역 재편성과도 맞물려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프랑소와 올랑드 정부는 지역의 경제적 역량을 효과적으로 강화하기로 결정하고 내년 10월까지 기존의 22개 행정구역을 13개로 재편하기로 했다. 경제력이 서로 다른 지역 간의 통합을 통해서 사회계층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별 편차가 큰 교육 혜택의 벽을 제거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