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만든 아동학대 근절 동영상 화제

2016.01.17 15:13:49

체벌 법적 금지된 뉴질랜드
최근 가정폭력 보도 잇따라
마누카우 경찰서 "경각심 갖자"
제작… 2시간만에 2만명 시청

한 경찰관이 8~12세 남자 아이들에게 한 여자 아이를 소개한다. 그 여자 아이에 대해 좋은 점을 이야기 해보게 하고, 안아 주라고 하고, 웃게 해주라고 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 여자 아이를 때리라고 시킨다. 남자 아이들은 모두 놀라 여러 이유를 대며 여자 아이를 때리지 않는다.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 장면을 담은 이 영상은 ‘어린 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때리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어른인 당신도 알아야 합니다’라고 끝맺고 있다.

다소 충격적인 이 영상은 지난해 12월말 뉴질랜드 마누카우 경찰서에서 가정폭력, 아동 학대 문제를 꼬집기 위해 제작했다. 두 시간 만에 2만 여명이 이 영상을 볼 정도로 주목받았다.

뉴질랜드에서는 공식적으로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아동에 대한 체벌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동학대나 가정폭력을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동 학대에 대한 언론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특히 연말에 가정 폭력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경찰서 차원에서 이같은 영상 홍보물까지 제작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07년에는 아동 체벌을 두고 국민 투표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가벼운 체벌은 필요하다는 입장과 절대 반대라는 의견 사이에서 투표가 시행됐고 결국 법으로 체벌은 금지됐다. 체벌을 통한 훈육으로는 결코 아이들을 바꿀 수 없고 공포와 불안만 조장할 뿐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에 따라 형법 59조에서 ‘폭력을 통한 교정을 절대 금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사회복지부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2006년 277건이었던 아동 학대가 이 법이 통과된 이후 176건으로 줄었다. 지난 2014년 1월 14일 스타프 신문 보도에 따르면, 600건의 아동 학대 신고 중 8건 만이 아동 학대로 인식돼 조사를 실시했지만 이들 모두 훈방 조치될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교육에는 예외를 둔다는 규정 때문에 여전히 아동 학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예외 규정에는 다른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경우, 아이가 범죄와 연관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경우, 아이가 폭력적인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 등이 포함돼 있다. 나름 구체화된 규정이지만 개인적 판단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어 아동 학대 예방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김선령 현지 아동문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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