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서부 퍼스 지역에 사는 콘스탄스 홀(Constance Hall)은 최근 부엌에서 아이를 안은 채 6살 딸의 숙제를 봐주고 있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 여기에 ‘6살 딸이 학교에서 6시간을 공부하고 돌아와 또 숙제를 해야 하는가. 이 시간에 밖에 나가 나무에 올라타거나 바닷가에서 노는 것이 더 좋지 않나’라는 글도 올렸다. 선생님이 엄마한테 숙제를 봐달라고 했다는 딸의 얘기를 듣고 4명의 자녀를 둔 자신에게 너무 버거운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사진과 글은 2주도 채 되지 않아 5만 여명이 호응 표시를 달고 7000여 명이 자신의 SNS에 글을 공유하면서 화제가 됐다.
뉴질랜드 TV 뉴스허브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글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학생들에게 숙제가 필요한 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 등 6000여 명은 숙제의 필요성에 대해 찬반으로 나뉘어 댓글까지 달았다.
찬성 글을 올린 패니 라이트는 “초등학생 자녀가 학교에서 6시간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가 숙제로 부담을 갖기보다는 학교를 더 즐거운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의 리사 데이비스는 “아이들이 집에서 숙제하는 것을 보면서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를 알 수 있고 자녀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지원할 수 있다”며 “숙제가 과하지만 않다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대응했다.
그러나 이같은 학부모 논란과는 달리 학계에서는 숙제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영국 교육리서치 전문지(British Education Research Journal)’는 주요 과목에 대해 한 달에 한번 정도 숙제를 제시하는 것이 성적 향상에 효과가 좋다고 밝혔다. 또 미국 스탠포드 대학은 방과 후 하루 2시간 이상 숙제를 한 경우에 학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미국 듀크 대학에서도 초등학생은 학교에서만 공부하는 것이 학습 효과가 높다고 발표했다. 고등학생은 하루 2시간 이상 가정에서 따로 학습을 하는 경우에 오히려 학업 향상 효과가 떨어졌다고 했다. 숙제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높인다는 것이다. 또 가정 내에서 부모와의 관계, 교우 관계도 악화시킨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