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교육 막연하다고요? hicomputing.org로!

2016.04.07 20:19:09

초등컴퓨팅교사협회

첨단 PC·전문지식 있어야 가르칠 수 있는 것 아냐
마우스로 블럭 옮기기 등 놀이로도 프로그래밍 가능
올해 250개 교수‧학습지도안 개발, 국제교류도 추진
협회 홈피 수업자료, 연수 모두 무료…“문 두드리길”




수많은 교사들이 소프트웨어교육(이하 SW교육)을 두려워한다. 시도하고 싶어도 수업자료를 구하기 힘들고 궁금한 점이 생겨도 물을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초등컴퓨팅교사협회(회장 강성현)는 그래서 탄생했다. 교육현장의 수업 사례와 다양한 자료를 공유하며 SW교육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초등컴퓨팅교사협회는 2010년 강성현 임진초 교사와 파주지역을 중심으로 SW교육에 열정적인 교사들이 뭉쳐 소규모로 시작됐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학습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자 점차 회원이 늘었고 현재는 160여 명이 몸담은 단체가 됐다. 페이스북 회원은 4500명에 육박한다. 협회는 지난 1월 발대식을 갖고 전국 규모로 발돋움했다.

강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프트웨어‧컴퓨팅 연구‧실천 그룹을 결성하자는 뜻을 모았다”며 “주로 교수-학습지도안과 SW교재 개발, 교사 연수를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내년부터 초등 SW교육이 의무화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아직도 SW교육을 어렵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강 회장은 “이 분야에 깊은 지식을 갖고 있어야만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교사는 결국 수업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구들이 전부 교육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간단한 사용법과 교수법만 익히면 얼마든지 수업할 수 있다”며 “부담감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아이들에게 정말 재미난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 자부했다.

SW교육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 CT)를 길러주는 것을 말한다.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크래치’(Scratch)나 각종 무료 소프트웨어 콘텐츠가 담긴 ‘엔트리’, 하드웨어 보드인 ‘비트브릭’ 등 다양한 교육용 자료들을 활용한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췄기 때문에 코딩이나 알고리즘의 원리를 놀이와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다. 마우스로 블록을 옮기고 순서를 배치하는 간단한 동작으로도 프로그래밍을 경험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핵심은 ‘알고리즘’, 즉 대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관찰하고 문법을 파악해내는 훈련”이라며 “도서관 책 배열의 원리, 로봇청소기의 작동 원리 등 일상생활에서 호기심을 갖고 관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회원들이 개발한 ‘로봇 손’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보면 먼저 손뼈 모형을 살펴보고 구조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후 빨대에 칼집을 내고 낚싯줄을 엮어 손 모양을 만들고 줄을 당기면 손가락이 구부러지도록 만들기 활동을 한다. 끝으로 모형 동작을 자동화하기 위해 모터와 버튼을 달면 완성이다. 학생들은 로봇 손으로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면서 어떤 선을 당겨야 가위와 주먹모양을 낼 수 있는지 이해하고 계산하게 된다.

강 회장은 “이런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바로 알고리즘 학습”이라며 “최첨단 컴퓨터가 필요하고 복잡한 컴퓨팅 기법을 알아야만 SW교육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해”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SW교육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으로 ‘교사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를 꼽았다. 기본적인 것만 알려주고 나면 학생들끼리 이것저것 만들고 고치면서 몰입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뿌듯하다는 것이다.

협회의 올해 목표는 총 250개의 교수-학습지도안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달 1일부터 매일 한 차시씩 공개하고 있다. 그는 “회원들의 순수한 열정과 재능기부로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해 지원도 받고 공동 개발도 하면서 보다 풍부하고 질 높은 자료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밖에도 국제교류, 연수 확대는 물론 학생을 대상으로 한 SW대회도 구상중이다.

“초등생들이 성인이 된 10년 후 세상은 확연히 다를 것입니다. 현재의 경직된 교육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분명 뒤쳐집니다. 협회 선생님들의 꿈은 제2의 빌게이츠, 마크 저커버그같은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는 거예요. 관심 있다면 언제든 초등컴퓨팅협회(hicomputing.org) 사이트에 방문해 자료도 퍼가고, 연수도 신청하세요. 모두 무료입니다. 선생님이 도전해야 아이들도 도전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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