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상담 활동이 예년에 비해 중요할 때다. 특히 내신의 비중이 높아지는 2008학년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1학년 경우, 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다른 학년에 비해 자못 다르다. 1학년 담임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예년에 비해 입시에 대한 질문도 많이 하고, 시험에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야간자율학습 시간, 교실의 분위기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4월 마지막 주부터 5월 초까지 중간고사 기간이다. 교육부의 <학업성적관리 종합대책>이후 각급 학교에서는 고사(考査) 전반에 관련된 내용에 있어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 때문일까? 중간고사 기간동안 연이은 아이들의 자살에 각급 학교에서는 비상(非常)이 걸렸다. 따라서 요즘 교육인적자원부 자유게시판 등에는 2008학년도 대학 입시 정책을 비난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고등학교 <내신 등급제>를 반대하는 카페가 개설되어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호응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보면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가 벌써부터 삐걱거리고 있다는 단적인 예가 아닌가? 그리고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은 누구인가? 정말이지 안타까운 현실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중간고사 기간동안의 잇따른 자살 때문에 아직 고사를 치르지 않은 학교에서는 고사장 내 뿐만 아니라 밖에서의 학생 관리감독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5월 초(5. 6~
5. 10)에 고사(考査)를 치르게 될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복도감독 교사를 증원하고 학생들이 시험을 다 치르기 전까지 고사장 밖으로 내보내지 않을 예정이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학기초에 집중되어진 담임선생님의 상담(相談)이 시험을 치르기 전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담임선생님은 평소 요주의(要注意) 학생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몇 명의 선생님은 퇴근 시간도 잊은 채, 교무실 여기 저기서 학생들이 제출한 환경조사서를 펼쳐놓고 상담을 하는데 여념이 없다. 상담을 하면서도 선생님은 학생 개개인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성적 갈등으로 자살을 하게될 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은 우리나라 현실에 불합리한 입시제도를 만들어 낸 교육 당국이 아닐까 생각한다. 똑똑한 사람들만 모였다는 교육당국이 입씨름만 할 줄 알지, 학교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는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꽃 한번 제대로 피워보지 못하고 죽어간 젊은 영혼들이 무섭지는 않은지 반문해 보고 싶다. 그리고 초등학생도 다 알고 있는 일 더하기 일이 이(1+1=2)가 되는 답만 생각하지 말고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